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은 조만간 한선교 한국농구연맹(KBL) 총재에게 면담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 총재의 주도로 다음 시즌 도입하려는 ‘12분 4쿼터’ 제도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전창진 KT 감독은 “청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독들이 단체 행동까지 추진하게 된 데는 반대 여론에도 강행하려는 분위기가 돌고 있어서다. 최근 스포츠동아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감독 10명 중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을 제외한 9명이 얇은 선수층과 리그 수준 저하 우려 등을 이유로 경기 시간 연장에 난색을 표명했다. 김진 LG 감독은 “선수 엔트리 확충, 정규리그 경기 수 축소, 2군 활성화 같은 구체적인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KBL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어이없는 오심 사태를 줄이기 위한 비디오 판독 확대도 시급하다. 경기 막판 결정적인 상황에서 잘못된 심판 판정 하나로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 TV 중계 기술 발달로 심판의 뻔한 오심이 화면에 등장하면서 팬들의 비웃음까지 나올 정도다. 단순히 볼 아웃 판정이나 시간 계시 등에 대한 판독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선 파울도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테니스, 배구처럼 횟수 제한을 둔다면 잦은 판독 요청에 따른 경기 흐름 방해도 피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현행 드래프트 제도는 우수 선수 선발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다. 시즌 도중 부상자가 나오면 제한된 인력 풀 탓에 수준 이하의 선수를 데려오기도 한다. 국내 프로야구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 제도마저 철폐했다. 뒷돈 시비로 몸값 제한이 유명무실한 데다 고액 연봉자만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건 아니라는 자신감이 그 배경으로 보인다. 농구 역시 귀담아들을 만하다. 엄청난 거액을 주고 데려온 선수가 국내 무대 적응에 실패한 사례도 많다. 국내 선수와의 조화와 감독 역량이 더 중요하다.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뽑아 성공한다면 해당 팀의 선수 선발 안목까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자유 선발이 꼭 부자 구단에만 유리한 제도가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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