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표절 관련 IOC 윤리위원회 조사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IOC 언론담당 로버트 록스버그는 “문 위원과 국민대 사이에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법적 판단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과연 문 위원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 위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인이다. 그런데 2012년 3월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 국회의원 후보인 문 위원에 대해 민주당에서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문 위원은 이런 공세 속에서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IOC 윤리위는 2012년 4월부터 문 위원의 논문 표절 문제를 조사했지만 지난해 12월 “국민대 측에서 최종 결과를 내놓지 않아 더는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중단했다. 학문적인 논란에 대해 IOC가 판단하기가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그러자 국민대는 2월 문 위원의 논문이 ‘심각한 표절’이라며 박사학위를 취소하고 IOC에도 이를 통보했다. 이에 IOC가 4월부터 다시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번엔 문 위원이 낸 소송 탓에 다시 중단하게 된 것이다. 문 위원은 국민대의 박사학위 취소 결정에 불복해 3월 18일 ‘박사학위 취소처분 무효확인소송’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소송 제기는 1심에서 패하더라도 계속 항소하며 시간을 끌어 선수위원이 끝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버티려는 심산으로 분석됐다. 문 위원의 ‘전략’은 일단 성공했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태권도인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스포츠맨십’을 망각하고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올림픽 챔피언의 모습을 본 스포츠계 후배들과 어린아이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탄도 이어졌다.
문 위원은 표절 결정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가미돼 지나치게 편향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표절이 밝혀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인가. 문 위원이 정정당당한 스포츠인이 아니라 꼼수나 쓰는 정치인이 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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