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최근 배포한 ‘Success Photorama’(석세스 포토라마·Photorama는 ‘Photo(포토)’와 ‘Drama(드라마)’의 합성어)라는 화보집의 발간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대회의 성공을 통해 아시아 스포츠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개최도시 인천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드높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조직위 청산단은 대회가 233억 원의 흑자를 냈다고 21일 발표했다. 일부 매체는 이를 받아쓰며 “흑자 쾌거”라는 제목까지 달았다. 화보집도 보도자료도 ‘성공’과 ‘쾌거’ 일색이다.
청산단의 발표 뒤 체육단체연대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인천 아시아경기의 흑자 233억 원’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 단체는 “수입과 지출을 단순 비교해 흑자를 낸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실상 국비 보조금(1258억 원)과 시비 보조금(1283억 원)은 수입이 아니라 세금이고 2438억 원의 마케팅 수입 출처도 확인할 길이 없다”며 수입·지출을 짜맞춘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단체의 주장처럼 장부상 흑자는 중요한 게 아니다. 조직위는 수입 내에서 살림만 꾸리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굳이 필요도 없고, 사후 활용도 불확실한 경기장 건설 등으로 인천시의 빚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현재 인천시의 채무는 3조3000억 원, 예산 대비 채무의 비율은 39.5%로 재정난이 심각하다. 경기장과 부대시설 비용 등을 합치면 대회에 들어간 돈은 2조 원이 훌쩍 넘고, 인천시가 대회를 위해 발행한 지방채도 1조 원을 상회한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청산단이 발표한 지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실패한 대회라는 게 통설이고 정설이다. 건설비용은 물론 개막식을 ‘연예인들의 잔치’로 만든 것을 시작으로 운영에도 미숙한 점이 많았다. 백서를 발간해 잘못한 점을 되돌아봐도 모자랄 판에 그들만의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익과 거리가 멀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지출과 수입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옳다. 2018 평창 올림픽이 2014 인천 아시아경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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