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중의 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올스타전은 팬들과 선수들을 위한 축제다. 팬들에게는 내 손으로 올스타를 선발했다는 기쁨을, 선수들에게는 팬들이 뽑아줬다는 영광을 갖게 한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KOVO)이 20일부터 실시 중인 올스타전 팬 투표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한 구단에서 최대 3명밖에 선택할 수 없는 투표 규정 때문에 팬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팬심(心)이 투표 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OVO는 “여러 구단의 선수들을 고루 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팬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구단별 인원 제한 규정이 있는 상황에서 출전 세트 규정(2라운드 종료 기준 2세트 이상 출전 경기 수가 80% 이상)까지 두다 보니 팬들의 투표권은 더욱 작아졌다. 프로농구에서도 구단별 인원 제한 규정(2명)이 있지만 올스타전 팀을 구단이 아닌 나이 기준 시니어, 주니어로 구분해 같은 구단 선수를 뽑을 수 있는 폭은 넓다.
배구 팬 커뮤니티에서는 “(제한 규정 때문에) 도대체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 “같은 팀에 스타플레이어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선수가 많다”는 비난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V스타팀 여자부 세터 투표에서는 부상으로 결장 중인 GS칼텍스 세터 이나연이 올 시즌 여자부 돌풍의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인삼공사의 세터 이재은을 2배 이상 앞서고 있다. 남녀 전 포지션에서 선수를 선택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보니 ‘안 좋아하는 선수도 억지로 뽑아야 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올스타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정 구단의 올스타전 독식 현상이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킬 순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연맹이 조정하기보다는 팬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더구나 특정 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전문위원회 추천 선수(팀당 5명)라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팬들을 위한 축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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