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전화도 끊긴 수영연맹, 체육회가 나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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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스포츠부 기자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돈이 없어 전화가 끊겼다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만난 수영계 관계자는 대한수영연맹 사무국과 전화 연결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관계자는 “올해 수영 대회가 열리기는 하는지 물어볼 곳이 없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3월 집행부의 비리와 경영 악화로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수영연맹이 1년이 지나도록 방치되고 있다. 연맹은 9일 연맹 홈페이지에 사무국 유선 전화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긴급공지문을 올렸다. 경비조차 없어 전화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겨버린 것이다. 연맹 전화는 14일까지도 먹통이었다.

지난해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대한체육회가 연맹에 대한 관리, 감독을 했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 관리단체 지정 후 연맹 집행부를 대신해 전반적인 운영에 나섰던 대한체육회 1기 관리위원회는 하는 일 없이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최근 외부인사 2명과 대한체육회 5개 본부장으로 2기 관리위원회를 꾸렸지만 가장 시급한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대한수영연맹 회장 선거 등에 관한 논의는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리단체에서 해제되기 위해서는 새 회장 선임에 따른 집행부 정상화가 필수 조건이다. 연맹과 함께 관리단체로 지정됐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옛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 11월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을 초대 통합 회장으로 선출하고 집행부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1월 관리단체에서 해제됐다. 한 수영계 원로는 “몇몇 기업이 수영연맹 회장사가 되려는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도 연맹과 체육회 어느 곳에서든 적극적으로 의사 확인을 하는 움직임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맹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내 수영 대회 개최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7월 헝가리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전도 5월 중순으로 시점만 가닥이 잡혔을 뿐 구체적인 일정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연맹 사무국의 행정 기능과 권한을 넘겨받은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의 더딘 사업 승인, 결재 처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맹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연맹 사무국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핵심 집행부가 해체되고 남아 있는 실무 직원들은 급여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처지다. 사실상의 집행부 역할을 하고 있는 관리위원회가 좀 더 움직여야 한다. 더군다나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은 대한수영연맹회장 출신이다. 연맹의 파행에 대해서 이 회장의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관리위원회는 물론 대한체육회도 연맹의 정상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수영연맹#수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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