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때 ‘영미 열풍’을 일으켰던 여자컬링 ‘팀킴’의 내부적인 부조리가 폭로돼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조사에 착수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합동으로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여자컬링 ‘팀킴’ 선수들은 지난 8일 SBS와 인터뷰를 통해 김민정 감독과 김 감독의 아버지이자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으로부터 이해하기 힘든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에 따르면, 김경두 전 회장은 “개 뭐 같은 X” 등 폭언을 비롯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고 김민정 감독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행사에 선수들을 참석하게 하는 등 사적인 지시까지 내렸다.
올림픽 기간 중에는 인터뷰를 지나치게 통제, 내부의 문제가 외부로 발설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고 심지어 2015년 이후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 받은 6000만원이상의 상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모른다고 선수들은 호소했다.
‘팀킴’ 선수들은 자신들이 받은 부당한 대우를 고스란히 담은 14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을 6일자로 작성, 대한체육회와 경북도체육회 그리고 의성군에 보낸 상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9일 오전 “전날(8일 밤) 체육회에 호소문이 도착했다. 정식으로 체육회 내 클린신고센터에 제출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신고센터는 회계부정, 승부조작, 심판부정, 금품수수 등 체육단체 임·직원 및 체육단체의 비위사안을 신고·상담하는 공간이다. 체육회 측은 “문체부와 합동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곧바로 회의를 진행해 구체적인 일정을 잡을 것”이라 덧붙였다.
‘팀킴’ 선수들이 작성한 장문의 호소문에는 Δ경기 출전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비롯해 대회에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Δ김경두 회장과 김민정 감독 그리고 김민정 감독의 남편이자 교수의 사위인 장반석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훈련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Δ올림픽에 김민정 감독을 선수로 내보내기 위해 김초희 선수를 의도적으로 제외하려 했다 Δ 각종 욕설은 물론 사생활도 감시하는 등 선수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등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체육회 관계자는 “사실 팀킴 멤버들은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도 좀 놀랐다. 결국 안으로 곪아 있었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한숨을 내쉰 뒤 “그냥 넘어갈 사안도 아니고 당연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만약 선수들 주장처럼 금전적인 문제까지 개입이 됐다면 파장은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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