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효자종목 펜싱 미디어데이
런던 金-銅 男사브르-女플뢰레 단체, 리우선 나란히 빠져 메달사냥 불리
감독 “색깔 떠나 메달 두개이상 목표”… 선수들 “하늘이 金 도울 것” 구슬땀
개선(改善) 없이는 개선(凱旋)도 없다. 모자란 걸 채우지 못하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게 당연한 일. 서울 태릉선수촌 개선관에 자리 잡은 펜싱 훈련장에서 국가대표 선수 17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펜싱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대한체육회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양궁, 사격과 함께 펜싱이 메달밭이 돼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종현 펜싱 대표팀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조 감독은 22일 훈련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색깔을 떠나 메달을 두 개 이상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림픽 때는 펜싱 3개 세부 종목 중 한 종목이 남녀별로 돌아가면서 단체전에서 빠진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없다. 한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종목이다. 조 감독은 “한국이 제일 강한 종목이 빠져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디까지나 감독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당연히 메달 색깔이 중요하다. 남자 펜싱 기대주 구본길(27·사브르)은 “이번에는 단체전이 없기 때문에 개인전 금메달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며 “한국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4회 연속 출전하는 ‘엄마 검객’ 남현희(35·플뢰레)는 “세 살 난 딸이 이제 메달 색깔을 알아본다. 동메달을 따서 가면 ‘꼴찌 했다’고 놀린다”면서 “올림픽에서 은메달, 동메달, 4위를 해봤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하늘이 금메달을 내려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런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28·사브르)은 목표가 더 크다. 김지연은 “지난 올림픽 때는 솔직히 경기를 빨리 끝내고 런던 구경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지켜내고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2연패, 2관왕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때 ‘펜싱 역사상 가장 긴 1초’ 때문에 은메달에 그쳤던 신아람(30·에페)은 “운동선수에게 4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라이벌이라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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