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올림픽에서 육상은 가장 많은 금메달이 쏟아지는 종목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47개의 금메달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수많은 금메달이 걸려있는 종목답게 다관왕도 여럿 배출된다. 평생 1개를 획득하기도 어려운 올림픽 금메달을 한 대회에서 여러 개 따낸다는 것은 어지간한 능력자가 아니고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리우올림픽에는 3개 대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하는 ‘슈퍼맨’이 있다.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그 주인공이다.
● 설명이 필요 없는 ‘인간탄환’
‘번개’ 볼트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우올림픽 최고의 스타 후보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100m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 200m와 400m 계주까지 석권해 당당히 3관왕에 등극했다. 볼트는 이후로도 승승장구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100m를 9초58에 주파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을 경신했고, 200m에서도 19초19의 세계신기록을 추가했다. 현재 100m, 200m 세계기록은 모두 볼트의 차지다.
볼트는 가는 곳마다 우승을 휩쓸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실격 정도가 옥에 티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모두 100m, 200m, 4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올림픽 이후로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보란 듯이 큰 대회에선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100m, 200m, 400m 계주 금메달을 획득해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임을 입증했다.
2008년부터 8년 넘게 압도적 경기력을 뽐낸 볼트는 스포츠과학자들에게도 단골 ‘연구대상’이었다. 스프린터로선 큰 키(195cm)에다 척추측만증까지 앓고 있는 그는 타고난 근력과 큰 보폭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철저한 식단관리와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도 정상급의 주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거만하게까지 느껴지는 자신감과 쇼맨십으로 스타성도 발휘해왔다. 오랫동안 볼트를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브랜드 푸마가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스타들이나 가질 수 있는 시그니처 슈즈를 볼트에게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 마지막 올림픽, 여전한 클래스 자랑할까?
볼트는 일찌감치 리우올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고 선언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100m, 200m, 4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볼트는 7월 28일(한국시간) 리우 입성 직후 인터뷰에서 “내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 증명하고 싶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천하의 볼트도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7월 초에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전 레이스를 포기해야 했다. 볼트가 주춤하는 사이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저스틴 게이틀린(34·미국)이 리우올림픽 단거리 금메달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게이틀린에게도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올 시즌 기록에선 100m와 200m 모두 게이틀린이 앞선다. 올 시즌 100m 최고기록에서 볼트는 9초87, 게이틀린은 9초80이다. 200m 시즌 최고기록에서도 게이틀린(19초75)이 볼트(19초89)를 앞질렀다.
그럼에도 여전히 볼트의 금메달 획득을 의심하는 이는 매우 드물다. 그는 늘 큰 경기에 강했다. 지난해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게이틀린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지만, 볼트는 당당히 100m, 200m, 400m 계주 3관왕을 차지하며 명불허전의 위상을 과시했다.
올림픽 육상 3개 대회 연속 3관왕을 노리는 볼트의 금빛 레이스가 펼쳐질 100m 결승은 15일, 200m 결승은 19일, 400m 계주 결승은 20일 각각 예정돼 있다.
우사인 볼트는 누구?
▲생년월일=1986년 8월 21일(자메이카) ▲키·몸무게=195cm·94kg ▲수상 내역=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올해의 남자선수(2008·2009·2011·2012년),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올해의 남자선수(2008·201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