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다관왕은 대부분 메달 개수가 많은 육상과 수영에서 나온다. 이번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육상과 수영에 무려 93개(육상 47개·수영 4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애석하게도 육상과 수영은 한국의 취약 종목이다. 박태환(27)의 등장으로 2008베이징올림픽과 2012런던올림픽에선 수영 메달을 획득했지만, 지속성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2명의 2관왕을 배출했다. 남자사격의 1인자 진종오(37·kt)가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양궁의 간판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며 2관왕에 등극했다.
2004년 아테네대회를 시작으로 개인통산 4번째 올림픽 무대에 서는 진종오에게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앞선 3번의 올림픽에서 그는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리우에서 2개의 메달을 획득하면 김수녕(여자양궁·6개)을 제치고 한국선수로는 올림픽 개인 최다 메달 획득의 주인공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메달 1개만 보태면 올림픽 사격 역사상 첫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수상자로 올라서는 동시에 최다 금메달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기게 된다. 진종오의 금메달이 곧 올림픽 역사가 되는 것이다. 진종오에게는 이에 따른 부담감이 최대의 적이다. 그는 6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때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이 관건이다. 나 자신과 제대로 싸워볼 수 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여자양궁은 1988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선수층도 두꺼워 양궁에선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림픽 양궁 여자개인전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없는 이유다. 그러나 기보배는 이 높은 벽을 2차례나 넘었다. 이제 리우에서 금빛 과녁을 관통하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