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육상에서만 11개의 메달을 챙겼고, 2015베이징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총 16개(금7·은6·동3)의 메달을 따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육상 각 세부종목의 세계랭킹 10위 안에도 어디 하나 케냐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육상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런 케냐에선 육상이 가난을 탈출하기 위한 길로 여겨지기도 한다. 세계적 육상선수로 거듭나면 각종 대회에서 큰 우승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4월 열린 보스턴마라톤대회와 런던마라톤대회의 경우 모두 총상금이 100만달러(약 11억원)가 넘는다. 이뿐만 아니라 스타 선수들은 스폰서십과 광고만으로도 매년 그만큼의 수익을 쉽게 벌 수 있다.
케냐 육상선수들이 벌어온 수익금은 자국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한 보조금으로 쓰인다. 마라토너 웨슬리 코리르는 2012년 재단을 설립해 어린이 300명과 농부 2000명 등을 지원했다. 코리르는 “만약 내가 대회에서 우승하면 아이들이 내년에 학교를 갈 수 있다. 우승하지 못하면 그럴 수 없다. 이는 나에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사람들은 종종 ‘우리가 왜 빨리 달리느냐’고 묻는다. 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가난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육상을 통한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보니 지난해에는 대규모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금지 징계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추가 도핑 테스트를 거친 선수들에 한해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고 결정해 희망의 불씨를 살려줬다. 리우올림픽에 나서는 코리르는 “우리는 단지 메달을 따기 위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다. 케냐 육상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그것이 우리의 첫 번째 과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