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여자 핸드볼 선수들과 펜싱 선수들에게 ‘비인기 종목의 설움’은 옛이야기가 됐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 때만 반짝 주목을 받는 종목이지만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지원군이 있기 때문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여자 핸드볼과 펜싱은 회장사인 SK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수준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자 핸드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아깝게 4위에 그친 경험을 한 대한핸드볼협회는 4월부터 올림픽 지원 태스크포스(TF) 운영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대표팀의 운영을 △전력 향상 지원 △대표팀 사기 진작 △올림픽 현지 지원 부문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부문별 세부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대한핸드볼협회 지원으로 올해 초 덴마크 등에서 유럽 국가들의 전력을 분석한 임영철 감독은 5월에도 슬로바키아 전지훈련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전술과 조직력을 충분히 가다듬을 수 있었다. 대한핸드볼협회의 지원 없이 한국에서 훈련했다면 변변한 연습 경기 상대도 잡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임 감독은 대한핸드볼협회의 도움으로 본선에서 만날 상대국들의 전력 정보를 다각적으로 받아 세밀하게 맞춤 전술을 세울 수 있었다. 또 선수 개인에게 맞는 1일 훈련 평가와 자기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젊은 후보 선수들이 혼선 없이 자신에게 부족한 기술적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해 주전들과의 격차가 점차 줄었다. 임 감독은 지난 6월 열린 여자 핸드볼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자신 있게 목표를 금메달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유럽 전지훈련 뒤 제주도 워크숍과 전력에서 크게 뒤지는 일본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기획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2009년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건립하면서 핸드볼 저변 확대의 시동을 건 대한핸드볼협회는 이번 올림픽에서의 호성적을 발판 삼아 2020년까지 핸드볼을 국내 3대 인기 스포츠로 진입시킨다는 ‘Vision 2020’ 추진에 더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펜싱도 SK그룹의 든든한 투자로 지난 런던 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의 무더기 메달 사냥을 노린다. 2009년 세웠던 ‘비전 2020’에서 예상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2개 목표를 이미 4년 전 대회에서 달성했다.
최근 몇 년간 경기력 향상을 목표로 국제 대회 출전 횟수를 계속 늘려가면서 빠르게 변하는 국제 펜싱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흡수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상대한 경험이 많이 쌓인 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졌다. 20억 원에 육박하는 대한펜싱협회 1년 예산으로 올해도 대표팀이 국제 대회 참가와 연계한 해외 전지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럽 정상권 국가들의 전력 분석에도 공을 들였다. 대한펜싱협회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이번 올림픽에서도 10개 전 종목 모두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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