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펼쳐지는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24개 종목 204명의 태극전사가 출사표를 냈다. 12시간 시차, 낯선 기후 등 변수를 감안해 4년 전 런던 올림픽(금메달 13개, 종합순위 5위)에 비해 목표치를 10-10(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으로 낮췄지만, 그동안 흘린 땀방울의 순도만큼은 런던 대회 못지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간의 올림픽 대장정 동안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 태극전사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선수단의 얼굴인 개회식 기수는 새롭게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은 펜싱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27)이 맡는다. 선수단 출국 당시 기수 역할은 훈련을 위해 함께 출국하지 못한 사격의 진종오(37)를 대신해 핸드볼의 골키퍼 오영란(44)이 맡았다. 이번 선수단의 남녀 주장을 맡고 있는 진종오와 오영란은 올림픽 무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선수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 하나,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던 진종오는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 맏언니인 오영란은 이번 대회로 올림픽과 다섯 번째(런던 대회 제외) 인연을 맺는다. 그동안 오영란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이번 선수단 내 남녀 최고령 선수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선수단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던 기계체조 이고임(16)이 현지 적응 훈련 도중 왼팔 골절로 올림픽에 불참하면서 대신 출전권을 얻은 이은주(17)가 최연소 선수가 됐다. 남자에서는 수영 다이빙의 우하람(18)이 가장 어리다.
제각기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선수들 면면도 제각각이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중 가장 큰 선수는 육상 높이뛰기에 출전하는 윤승현(22·193cm)이다. 유도 여자 48kg급에 출전하는 선수단 최단신 정보경(153cm)과는 무려 40cm나 차이가 난다. 체중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크다.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에 출전하는 김성민(29)은 130kg으로 펜싱 여자 플러레에서 메달을 노리는 ‘땅콩’ 남현희(35·44kg)의 세 배 가까이 된다.
꿈의 무대를 함께 밟는 영광의 가족도 있다.
역도 원정식(26), 윤진희(31) 부부는 이번 대회 유일한 부부 참가자로 선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에 출전하는 안병훈(25)은 한중 핑퐁커플로 알려진 안재형 탁구 감독(51)과 자오즈민(53)의 아들이다. 112년 만에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가운데 안병훈이 아버지(동메달)와 어머니(은메달)가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세계 최고의 무대를 향한 일념으로 귀화를 선택한 선수들도 있다. 사격의 장금영(36)과 탁구 전지희(24)는 중국 출신으로 각각 2009년, 2011년 귀화해 ‘코리안 드림’을 꿈꾼다. 전지희는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멀티 메달을 노린다. 재일교포 3세인 유도의 안창림(22)은 선수단 중 유일하게 교포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안창림은 19일 결단식에서 “한국의 훈련이 세계에서 가장 힘들었다. 평소대로만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린보이 박태환(27)도 우여곡절 끝에 대한체육회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잠정처분을 따르기로 결정하면서 올림픽으로 가는 막차를 탔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올림픽 기준을 통과한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 4개 종목에 모두 출사표를 냈다. 복싱 또한 남자 56kg급에서 다른 나라 선수가 와일드카드 출전을 포기하면서 함상명(21)이 기적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종목별로는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남자축구 대표팀이 18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출전시킨다. 이번 대회에서는 여자 축구, 남자 배구 등 구기종목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선수단 인원이 런던 대회(240명)보다 36명이 줄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210명) 때보다 적은 숫자다. 개인 종목 중에서는 사격이 17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리우에 출전시킨다. 반면 복싱과 승마는 선수 한 명씩만이 리우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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