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들이 운동화 상표를 가리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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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400m 허들 선수인 미국의 조니 더치(27)는 지난달 미국 오리건 주 유진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형광 주황색으로 색칠한 운동화를 신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상표를 노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3년 전 나이키와의 후원 계약이 끝났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운동화 상표를 가리는 ‘창의적인 눈속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대회에서 육상선수의 운동화는 좋은 광고판이다. 선수들에게 비싼 광고비를 지불한 후원사들은 변호사를 고용해 선수들이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지 감시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후원사가 아닌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을 때 검은 테이프, 매직펜, 고탄력 슬리브 등을 이용해 상표를 가린다. 더치처럼 아예 스프레이형 페인트로 운동화 전체를 색칠하기도 한다. 후원사가 없거나 후원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옛 후원사의 운동화를 당분간 신어야 하는 선수들도 이런 방법을 쓴다. 자신의 후원사가 필요한 운동화를 만들지 않을 때도 상표를 가린다. 미국 10종경기 선수인 제레미 타이우(26)는 런닝화를 주로 만드는 브룩스의 후원을 받지만 던지기나 도약 경기를 할 때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다른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는다. 브룩스에서 해당 경기용 운동화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 맞춤제작 운동화를 원하는 선수들에겐 후원사가 예외적으로 다른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도록 허용하기도 한다. 높이뛰기 선수인 데렉 드로인(26·캐나다)과 무타츠 에싸 바심(25·카타르)은 다른 브랜드의 운동화 위에 후원사인 나이키 상표가 그려진 고탄력 슬리브를 덧신는다.

NYT는 글로벌 선수용 운동화 산업의 규모가 7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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