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5일 오전 8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피지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독일과의 2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8일 오전 4시에 펼쳐진다.
1948년 런던대회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데뷔한 한국축구는 16년 뒤인 1964년 도쿄대회에서 2번째 올림픽 본선을 경험했다. 다시 한동안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 1988년 서울대회 이후 이번 리우데자네이루대회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올림픽 본선에 개근했다. 서울대회부터 리우대회까지 한국축구가 이룩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은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개최국 브라질 등 내로라하는 강국들도 이루지 못한 세계 최초 기록이다.
4년 전 런던대회에서 한국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3·4위 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을 2-0으로 따돌리고 따낸 메달이라 더욱 감격적이었다. 박주영의 선제골과 구자철의 추가골로 일본을 누른 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동메달 세리머니를 펼치던 우리 선수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런던올림픽 멤버들은 어렸을 때부터 주목 받으며 잘 키워진 ‘황금세대’로 불렸고, 2014브라질월드컵을 거쳐 여전히 A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번 올림픽대표팀은 객관적 기량과 선수들의 이름값에서 4년 전 대표팀보다 떨어진다. 황금세대에 빗대 ‘골짜기 세대’로 불릴 정도다. 더욱이 출국에 앞서 합숙훈련도 하지 못했고, 1일에야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손흥민(24·토트넘)이 합류하면서 18명 최종 엔트리가 처음으로 다 모이는 등 여러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이 국내에서 장기간 합숙훈련을 소화한 뒤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통해 성대한 출정식까지 마치고 장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그러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란 의미 있는 기록을 완성한 주인공들이 바로 골짜기 세대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서도 신 감독의 ‘원 팀’ 기치 아래 역경을 딛고 값진 열매를 거뒀다. 비록 훈련기간도 짧고 개인 역량 또한 조금은 부족할지 몰라도, 이번 대표팀은 그 어느 대표팀보다 단단한 팀워크와 투지를 자랑한다.
C조 최약체로 꼽히는 피지를 제외하면 독일도, 3차전 상대인 멕시코도 결코 만만치 않다. 독일은 세계 최고로 통하는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통해 선수들을 키웠고, 멕시코는 4년 전 런던월드컵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팀이다. 그러나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신 감독의 말처럼, 젊은 태극전사들은 오로지 승리만을 생각하며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골짜기 세대가 황금세대를 넘어 한국축구에 또 하나의 선물을 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쾌한 반란’에 나선 그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