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양궁, 경기장 환경도 한국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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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2016 리우올림픽 D-1]
방송중계에 한국 스태프 대거 참여
외국팀 지도자중 8개 팀이 한국인
외국인 적고 한국말 대세…선수들 편안
우승 유일한 변수는 가끔씩 부는 돌풍

“키보바이(기보배), 초이미센(최미선)….”

4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경기장 삼보드로무에서 만난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인터뷰 담당 직원 이고르 시우바 씨는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을 한 명씩 소리 내 읽고 있었다. 기자에게 발음을 교정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한 그는 “대회가 시작되면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딸 것이다. 인터뷰 때 정확히 이름을 소개하려면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양궁의 금메달 획득은 현지에서도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폴란드 기자는 “한국이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다 가져가도 이변이라 생각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7일 남자 단체전을 시작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도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대표팀이 생각하는 유일한 변수는 바람이다. 현지 경기장에서는 가끔씩 돌풍이 불어 화살의 궤적을 바꾸곤 한다. 돌풍의 영향으로 10점 과녁에 꽂혀야 할 화살이 5점에 맞는 경우가 가끔 나온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것조차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바람을 걱정하다 보면 평소의 좋았던 감각이 흐트러질 수 있어서다. 한국 선수단은 태릉선수촌에서 했던 것처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활을 쏘고,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대한양궁협회는 경기장 근처에 양궁 선수들만을 위한 식당과 휴게실, 물리치료실을 마련해 두었다. 4일에는 수년째 양궁 대표팀 심리상담을 맡고 있는 김영숙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가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 박사는 “선수마다 루틴이 있다. 현재로서는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그 루틴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리우 올림픽 양궁 경기 중계에 한국의 방송국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도 한국 선수단에는 유리하다. 장영술 협회 전무는 “현지인들을 보다가 매일 보던 익숙한 한국 사람이 보이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한층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팀 지도자들 가운데 한국 사람이 많다는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대만, 스페인, 이란, 말라위 등 8개 팀의 지도자가 한국인이다. 그 덕분에 양궁장에서 가장 익숙한 언어는 한국어다.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궁#리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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