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꿀 진종오의 최대 강점은 ‘강심장’

올림픽 남자사격대표 진종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0m 공기권총·50m 권총, 2연속 2관왕 도전
50m 권총 금메달 따면 세계 최초 사격 올림픽 3연패 새 역사

진종오(37·kt)가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사격의 대표주자이자 세계가 인정하는 ‘총잡이’ 진종오는 7일 오전 1시(한국시간)부터 시작될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50m 권총에서 2개의 금메달(2008베이징·2012런던)을 획득했다. 10m 공기권총에선 금메달 1개(런던), 은메달 1개(베이징)를 따냈다.

7일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올림픽 2연패가 되고, 이어 10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될 주종목 50m 권총에서도 정상에 서면 올림픽 2연속 2관왕이 된다. 특히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세계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하는 기념비적인 금자탑을 쌓게 된다. 그는 10m 공기권총 결선(206.0점), 50m 권총 결선(200.7점) 세계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베테랑 진종오의 최대 강점은 ‘강심장’이다. 빼어난 순간집중력과 실행력의 밑바탕에는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강심장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그도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 1등으로 달리고 있던 그는 7번째 격발에서 6.9점을 쏘는 실수를 범했고, 눈앞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뼈아픈 좌절은 오히려 그에게 약이 됐다. 어느 순간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차분함과 강인한 정신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누구보다 강한 심장과 함께 탁월한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그 역시 신은 아니다. 권총 50m에선 사상 첫 3연패란 중압감과도 싸워야 한다. 라이벌 팡웨이(30·중국)의 벽도 넘어야 한다. 팡웨이는 진종오가 은메달을 딴 2008베이징올림픽 때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진종오가 주춤할 때 그의 자리를 꿰찼던 오랜 라이벌이다. 팡웨이 역시 두둑한 베짱을 갖췄다.

진종오는 리우에서 정중히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결전의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진종오가 난관을 뚫고 또 한번의 감동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