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서 세계랭킹 1위 문크바트 제압 이변 대표팀 히든카드에서 깜짝 메달 주역으로 女유도 20년 만에 올림픽 결승 성과 남겨
‘아쉬운 은메달’이 아닌 ‘히든카드의 반전’이었다.
여자유도의 희망 정보경(25·안산시청)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펼쳐진 유도 여자 48kg급 결승에서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 절반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의미를 남긴 은메달이었다. 한국여자유도로선 1996년 애틀랜타대회 당시 66kg급 조민선(금메달), 61kg급 정선용, 52kg급 현숙희(이상 은메달)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결승 무대를 밟았다. 앞선 4차례 올림픽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일을 정보경이 해냈다.
정보경은 웅상여중 1학년 때 체육교사의 권유로 처음 도복을 입었고, 4년 전 런던올림픽 훈련 파트너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그러나 개인사정으로 런던 땅을 밟지 못한 채 TV로 선배 정정연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절치부심하며 큰 기술을 연마하고 체력을 끌어올렸다. 키 153cm, 몸무게 51kg의 작은 체격으로도 상대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2015아스타나세계선수권에서 3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올해 뒤셀도르프그랑프리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도 특유의 배짱을 자랑하며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8강에선 세계랭킹 1위 문크바트 우란체체그(몽골)와 만나는 최악의 대진운에도 주눅 들지 않고 유효에 이은 반칙승을 이끌어냈다. 메스트레 알바레스(쿠바)와의 준결승에선 종료 1분38초를 남기고 어깨로메치기에 성공하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2분22초 만에 큰 기술로 절반 2개를 따냈다.
결승에선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파레토의 안뒤축후리기에 절반을 빼앗겨 금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흠 잡을 데 없었다. 시작부터 업어치기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잡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근성도 보여줬다. 다만 한순간의 방심이 아쉬웠다. 정보경도 “방심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정보경은 대회 전 ‘메달 가능성이 있는 히든카드’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정보경의 상승세가 대단하다”던 유도대표팀 서정복 총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미치지 않고선 성공할 수 없다’는 좌우명처럼, 매트에서 미쳤던 정보경의 반전은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정보경
▲생년월일=1991년 4월 17일(경남 양산 출생) ▲소속=안산시청 ▲출신교=천성초∼웅상여중∼경남체고∼경기대 ▲키·몸무게=153cm·51kg ▲수상 내역=2015아스타나세계선수권 3위, 2016뒤셀도르프그랑프리 1위, 2016알마티그랑프리 2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은메달 ▲좌우명=미치지 않고선 성공할 수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