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 울려퍼진 ‘코소보’ 국가…첫 출전에 첫 금메달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8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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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도, 가난한 나라도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다.”

6개 민족과 지형을 본떠 만든 파란 바탕의 코소보 국기가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서 올라갔다. 국기와 같은 색인 파란색 도복을 입은 여자 선수 마일린다 켈멘디가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었다. 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경기장에는 코소보 국기와 구호가 넘쳤다.

켈멘디는 8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유도 여자 52kg 결승에서 허벅다리걸기 유효승으로 이탈리아의 오데테 지우프리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켈멘디는 2013년과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를 2연패한 이 체급 최강자였다.

켈멘디는 우승 소감에서 “나는 항상 코소보가 단지 전쟁만 겪은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코소보 모든 국민들이 내 경기를 보며 이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을 거다. 내가 힘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발칸반도에서 인구 180만 명의 조그만 나라 코소보는 20세기 들어 터키, 이탈리아, 알바니아, 유고슬라비아, 세르비아 등의 영토로 편입을 거듭하다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했다. 그러나 2014년에야 올림픽 위원회가 출전을 허용했다. 올해가 처음인 셈이다. 켈멘디는 4년 전에는 알바니아 대표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야 했다. 8살 때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처음 유도를 시작한 그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내 꿈은 코소보 국기가 그려진 도복을 입고 출전하는 것”이라며 거절했다. 이번 개막식에서 켈멘디는 당당히 코소보 국기를 들고 입장했다.

8명의 미니 선수단을 파견한 코소보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2008년 독립했지만 여전히 중국, 인도, 러시아 등 80개국 이상에서 독립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코소보의 페트리트 셀리미 외무부 차관은 BBC 인터뷰에서 “켈멘디는 나를 포함해 어떤 외교관들보다 뛰어난 우리나라 대표 대사”라고 표현했다.

세르비아는 상당히 기분이 상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자국 선수단에게 코소보 선수들과 같이 메달을 획득해 함께 시상대에 서게 될 경우 보이콧하라고 지시했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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