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공식 개막하면서 브라질 경제가 ‘삼바춤’을 추기 시작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와 주가지수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올림픽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있는가 하면 정치권이 안정되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브라질이 경기 침체의 늪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브라질 경제의 삼바춤이 지속될 수 있을까.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 개막일인 5일 달러당 헤알화 환율은 3.1655로 거래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당 4헤알을 넘나들던 연초에 비해 헤알화 가치가 약 25% 오른 것이다.
이날 브라질 증시를 대표하는 보베스파 지수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5만7661.14헤알로 마감했다. 올해 초와 대비해 33%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는 2.9% 오르는 데 그쳤다. 러시아(23.6%)가 그나마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을 뿐이고 중국(―15.9%), 인도(7.5%), 베트남(8.35%) 등 주요 신흥국 증시는 브라질의 상승세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해외 자금이 지속적으로 브라질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현재 연 14.25%에 이르는 브라질의 기준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에 국내에 판매 중인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에 판매 중인 해외펀드의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브라질이 7.23%로 가장 높았다. 북미(4.23%), 인도(1.41%), 일본(0.87%), 중국 본토(―0.48%) 투자 펀드 등보다 월등히 나은 성적이다. 헤알당 300원 수준이던 원-헤알화 환율도 350원대로 올라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금융시장 상황이 나아지면서 브라질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넘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저유가와 정치 불안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브라질 경제는 올해 상반기(1∼6월)부터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고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는 브라질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1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수정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3%로, 내년은 0%에서 0.5%로 각각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하반기(7∼12월)부터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다만 아직까지 브라질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비관적 시각도 여전하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스포츠에 투자된 76억 달러(약 8조4360억 원)는 1조8000억 달러(약 1998조 원)의 브라질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적다”며 “올림픽이 브라질을 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팀장은 “올림픽 이후 브라질 경제의 체질 개선이 시작되는지 살펴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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