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금메달’ 박상영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 금메달이 내 눈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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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10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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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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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박상영(20)이 다시 한국에 금빛 물결을 전했다. 9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지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헝가리의 임레 게자에게 15대 14로 승리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펜싱 에페 사상 최초이자 이번 대회 한국의 세 번째 금메달이다.

이에 대해 박상영은 금메달을 받았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기분이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아 기분을 모르겠다. 집에 가야 금메달을 딴 기분을 느낄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박상영은 9대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결국 15대 14로 승리했다. 세계랭킹 21위인 박상영이 세계랭킹 3위 선수인 임레 게자에게 이길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막판 연속으로 5점을 내 결국 ‘역전의 금메달’을 거머쥐게 됐다.

이에 대해 박상영은 “처음엔 되게 욕심을 부려 경기 운용이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욕심을 걷어내고 집중을 해보자고 생각하니 갑자기 몸이 풀려서 이런 결과를 얻게 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올림픽은 세계인이 같이 즐기는 축제니까 나도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경기가 잘 풀렸고 결승전까지 가게 됐다. 그런데 1등을 할 수도 있겠다는 욕심 때문에 초반 경기가 잘 안 풀렸다. 온전하게 경기에 집중을 못했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했고 5점을 얻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박상영은 지난해 3월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1년 가까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수술의 여파로 한 때 3위까지 올랐던 그의 세계랭킹은 10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절치부심 박상영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펜싱 국가대표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박상영은 “선수생활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학을 많이 했다. 1년 만에 국가대표에 복귀했을 때 어머니가 많이 우셨다. 이야기를 제대로 못하실 정도로 우셨다”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가면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리겠다”라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인사를 전했다.

경기가 마치고 난 박상영은 “일주일동안 잠만 자고 싶다”며 그간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긴장이 돼서 잠을 많이 못 잤다”라며 올림픽을 마치면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가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드러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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