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대표팀 맏형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사진)이 막내 박상영(21·한체대)의 금메달 기운을 이어받아 한국펜싱 사상 첫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간)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체육관 3관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모이타바 아베디니(32·이란)에게 15-8의 완승을 거두고 3위를 차지했다. 2012런던올림픽 당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정환은 개인전에선 32강전에서 탈락해 2관왕을 놓쳤다. 이번에는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졌지만, 값진 동메달을 수확하며 4년 전의 아쉬움을 씻었다.
화끈한 복수전이었다. 아베디니는 16강전에서 후배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에게 패배를 안긴 상대였다.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김정환은 1회전 시작과 동시에 저돌적 공격으로 내리 6점을 뽑아 상대의 기를 꺾었다. 12-5로 크게 앞선 2회전 중반 2연속 실점하며 분위기를 빼앗기는 듯했지만, 수비적 운영 대신 한층 과감한 찌르기로 2회전 만에 15-8 승리를 확정했다.
김정환은 이번 동메달로 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지연(28·익산시청)에 이어 한국의 첫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메달리스트로 남게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단체전 2연패에는 도전할 수 없다. 올림픽 펜싱에 걸려있는 금메달은 10개다. 이를 맞추기 위해 매 대회 돌아가며 남녀단체전 1종목씩이 제외되는데, 불행히도 이번 올림픽에서 빠지게 된 종목은 여자 플뢰레 단체전과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다. 한국으로선 금메달을 기대해볼 만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도전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그러나 박상영과 김정환의 연이은 메달 소식에 펜싱대표팀은 점차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런던대회 때 한국이 강세를 보인 까닭에 리우에선 심판들과 경쟁국들의 견제가 심화된 상황이다. 특히 심판의 영향력이 큰 사브르와 플뢰레에선 메달을 따내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꾸준히 메달을 수확하고 있는 펜싱은 한국의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정환
▲생년월일=1983년 9월 2일 ▲키·몸무게=178cm·66kg ▲출신교=신동초∼신동중∼홍대부고∼한체대 ▲소속=국민체육진흥공단 ▲주요성적=2014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16우시아시아펜싱선수권 개인전·단체전 금메달, 2016모스크바그랑프리 개인전 금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