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핸드볼→축구’ 실외구기 전멸위기…여자배구만 남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14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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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도전한 ‘실외’ 한국구기(球技)가 전멸 위기에 내몰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다크호스’ 온두라스와의 남자축구 8강전에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4년 전 런던대회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토너먼트 통과를 확정한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중반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를 몰아쳤으나 후반 14분 빠르게 이뤄진 상대 속공을 막지 못했다. 전반 5분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의 왼발 슛으로 공격의 불씨를 당긴 한국은 수차례 온두라스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골키퍼 로페즈의 신들린 듯한 선방 쇼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반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던 온두라스는 딱 한 번의 역습을 성공시켰다. 아쉬움은 컸다. ‘내용에서 이기고 결과에서 패한’ 태극전사들의 충격은 실로 컸다. 특히 손흥민은 종료휘슬이 울린 뒤 심판진에 강하게 항의하며 아픈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실제로 온두라스는 후반 막바지 큰 충돌이 없는 상황에서 자주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침대축구’로 야유를 받았다. 여기에 추가시간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나치게 짧은 3분에 불과했다. 종료휘슬이 울린 시점도 한국이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려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결국 수차례 얻은 득점 찬스를 놓친 것은 한국이고, 메달 획득의 꿈이 저물고 말았다.

아픔은 또 있었다. 구기 종목에 나선 태극낭자들이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의 비극이 이뤄진 날, 한진수 감독의 여자하키대표팀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하키센터에서 열린 스페인과 대회 조별리그(A조) 5차전에서 2-3으로 졌다. 1무4패로 토너먼트 실패. 무승부에 그친 중국과 4차전에서 이미 탈락의 쓴잔을 든 여자하키였으나 마지막 자존심을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여자하키는 1996년 애틀랜타대회(은메달) 이후 20년 만에 시상대 진입을 노렸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대진 운이 너무 좋지 않았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세계랭킹 4위(뉴질랜드)와 겨뤘고, 2차전 상대는 1위 네덜란드였다. 한 감독은 “경기를 치르며 분위기에 적응하자. 1~2차전은 잊고, 남은 승부에 모든 걸 쏟자”며 격려했으나 한 번 꺾인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또 한 번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꿈꿨던 여자핸드볼도 우울하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핸드볼대표팀은 13일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프랑스와의 조별리그(B조) 4차전에서 17-21로 패해 남은 일정과 관계없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통과에도 실패한 기록을 안게 됐다. 1984년 LA대회(은메달)부터 2012런던올림픽까지 꾸준히 4강 이상 성과를 냈으나 세대교체의 후유증을 피할 수 없었다.

이로써 대부분의 구기종목들의 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일본~아르헨티나를 격파한데 힘입어 2승2패로 예선을 통과, 8강에 오른 여자배구만 유일하게 남았다. 러시아~브라질로 이어진 조별예선 3·4차전에서 전부 무너졌으나 다른 팀들이 물고 물리며 이득을 봤다. 특히 고무적인 건 14일 마라카나지뉴에서 열릴 카메룬과 예선 최종전 결과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연이은 패배로 잠시 흐트러진 전열을 추스르고 분위기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8강은 패배가 곧 탈락을 의미한다. 최후의 보루가 된 여자배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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