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걸 막네!… 한국 절망시킨 ‘거페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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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2016 리우올림픽]온두라스 축구 골키퍼 신들린 방어
183cm 단신 불구 순간 반응 뛰어나… 한국의 6~7차례 결정적 슛 막아내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가 보여준 신들린 선방 장면. 전반전 39분(①)과 추가 시간(②)에 나온 손흥민의 프리킥과 발리슛을 막아내는 로페스. 후반 10분(③) 손흥민이 페널티킥 지점 바로 옆에서 날린 슛도 로페스의 거미손에 걸렸고, 후반 26분(④)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안 골문 정면에서 날린 슛도 로페스를 뚫지 못했다. KBS 화면 캡처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가 보여준 신들린 선방 장면. 전반전 39분(①)과 추가 시간(②)에 나온 손흥민의 프리킥과 발리슛을 막아내는 로페스. 후반 10분(③) 손흥민이 페널티킥 지점 바로 옆에서 날린 슛도 로페스의 거미손에 걸렸고, 후반 26분(④)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안 골문 정면에서 날린 슛도 로페스를 뚫지 못했다. KBS 화면 캡처
온두라스 골키퍼 로페스
온두라스 골키퍼 로페스
“태극 전사들이 경기는 지배했지만 온두라스 골키퍼의 신들린 방어를 뚫는 데는 실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4일 한국의 온두라스전 패배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참가한 아시아 세 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23)가 ‘영감을 풍기는’ 활약을 했다고 평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마치 고양이 같은 반사 신경을 보여준 로페스의 잇따른 선방에 한국이 무너졌다”며 “올림픽이 끝나면 로페스가 한국과의 경기 때 낀 장갑이 온두라스 박물관에 전시될지도 모른다”고 소개했다. 로페스는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고 5골을 허용했다. 무실점 경기는 한국과의 8강전이 처음이었다. 말 그대로 로페스에게 이날 경기는 자신의 선수인생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인생 경기’였다.

로페스는 이날 한국의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냈다. 로페스의 신들린 선방은 전반 39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막는 것으로 시작됐다. 로페스는 골문에서 약 20m 떨어진 곳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 찬 프리킥을 몸을 날려 걷어냈다. 5분 뒤인 전반 44분 류승우의 중거리 슛은 온두라스 선수의 몸을 맞고 방향이 틀리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지만 로페스의 오른손 끝에 걸렸다. 손흥민이 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지역 안에서 날린 강한 오른발 발리슛 역시 로페스의 펀칭에 막혔다.

로페스의 선방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손흥민이 후반 2분 페널티킥 지점(골라인에서 11m 거리)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때린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후반 10분과 26분 손흥민과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날린 결정적인 슛도 로페스를 뚫지 못했다. 호르헤 루이스 핀투 온두라스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특히 로페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온두라스 리그의 레알 에스파냐 소속인 로페스는 키 183cm로 골키퍼로서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순간적인 반응 능력이 탁월해 23세 이하 대표팀뿐 아니라 온두라스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로페스는 후보 골키퍼이기는 했지만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이미 A대표팀에 뽑혔고, 온두라스에서의 인기는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다.

한편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비긴 독일은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4-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고, 개최국 브라질도 콜롬비아를 2-0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이종석 wing@donga.com·이원주 기자
#거페스#로페스#온두라스#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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