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부터 리우까지, 올림픽에 미친 사나이’ 인력거 타고 개최지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16시 14분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빠지지 않고 올림픽 개최지에 인력거를 타고 나타난 중국 농민 천관밍(陳冠明·60) 씨. 그는 스스로를 “올림픽에 미친 사나이”라고 부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그가 리우 올림픽을 보기 위해 인력거를 타고 거쳐 온 나라만 26개국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천 씨가 인력거를 타고 ‘올림픽 여정’에 처음 나선 건 베이징 올림픽 때였다. 당시 중국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에 살던 천 씨는 인력거를 타고 베이징에 갔다. 2010년 그는 다시 인력거를 타고 런던으로 출발했다. 2년 만에 런던에 도착한 그는 언론 보도로 유명세를 타면서 개회식 티켓을 얻기도 했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온 그는 3년 전 인력거를 타고 다시 리우를 향한 대장정에 올랐다. 인력거로 런던까지 간 그는 얻어 탄 비행기를 이용해 캐나다에 도착한 뒤 다시 인력거를 타고 미국, 멕시코 등을 거쳐 지난달 말 리우에 입성했다.

천 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 탓에 직접 올림픽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 대신 경기장을 청소하는 등 자원봉사를 하면서 올림픽 현장을 누볐다. 그의 긴 여행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 덕분에 가능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언덕에서 인력거를 함께 밀어줬다. 자신의 여정이 올림픽 정신을 상징한다고 천 씨가 믿는 이유다. 그는 “전 세계인의 도움과 격려로 내가 해낸 것처럼 사람들이 역경을 마주보고 스스로를 뛰어넘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인력거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멈추지 않는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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