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육상 100m 3연패라는 넘보기 힘든 새 역사를 쓴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 ‘신(神)의 경지에 들었다’는 찬사를 듣는 볼트가 올림픽 때마다 자주 듣는 얘기가 있다. 멀리뛰기에 출전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볼트는 실제 평소 멀리뛰기 훈련을 통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길렀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그 효과를 십분 발휘했다. 15일 열린 100m 결선에서 볼트의 출발 반응 속도는 0.155초로 8명의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느렸다. 30 줄에 접어든 나이에 단거리 육상 선수로는 큰 키(196cm)와 육중한 몸무게(95kg)로 시동은 늦게 걸렸지만 남들보다 훨씬 긴 다리를 완벽하게 활용하며 경쟁자를 차례로 제쳤다. 볼트는 100m를 달리는 동안 41걸음을 내디뎌 45걸음 내외인 일반적인 선수들을 압도한다. 극단적으로 비교하자면 볼트의 100m 달리기는 41번의 빠른 ‘멀리뛰기’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한때 육상에서는 보폭을 짧게 하는 쇼트피치 주법이 유행했으나 볼트는 정반대 주법을 사용한다.
단거리 육상과 멀리뛰기를 결합해 신의 반열에 오른 볼트의 성공 신화는 최근 학계와 경제계에서 화두로 제시된 융합과 통섭을 떠올리게 한다. 인문학과 과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스티브 잡스형 인재인 것이다.
이질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자신에게 맞게 조화시키며 효과를 얻은 선수는 볼트만이 아니다. 리우 올림픽에서 대기록을 세운 선수들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훈련과 성과를 위해서 상식을 깨는 창의적인 방식을 사용하며 융합과 통섭이 스포츠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수영 개인혼영 200m 사상 첫 올림픽 4연패를 달성한 마이클 펠프스(31·미국)는 역도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역기 훈련과 하루 1만2000Cal에 이르는 식단을 장수의 비결로 밝혔다.
펠프스는 2011년부터 수영장 밖에서 역도 선수처럼 훈련을 하면서 한 끼에 수천 Cal의 음식을 해치웠다. 펠프스는 원래 달리기와 체력 훈련 등 지구력 위주의 훈련을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하체가 짧고 팔이 긴 그는 긴 팔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역기 훈련으로 팔의 근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엄청난 연습벌레인 그는 막대한 칼로리 소모량을 견뎌내기 위해 상식 밖의 식단도 작성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철저한 계산에 따라 정해진 음식만 먹지만 그는 피자 등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훈련했다.
세계 사격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는 리우 올림픽에서 일반 사격 선수들이 신는 신발이 아닌 눈에 띄는 빨간색 역도화를 신었다. “우연히 함께 훈련하던 미국 대표 선수가 역도화를 신은 것을 보고 신어 봤는데 좌우 균형을 잡기가 편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진종오가 리우 올림픽에서 사용한 권총은 스위스의 총기 회사에서 특별 제작했는데 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를 참고했다. 역도와 카레이싱은 사격과 무관해 보이지만 진종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선택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며 표적지 정중앙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양궁 4개 전 종목 석권에 성공한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은 ‘최첨단 자동차 기술’을 활에 접목시켰다. 31년간 양궁을 지원해온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부품 균열을 분석하는 기술과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을 활용해 활 내부의 균열을 점검해 선수들에게 최적의 활을 들도록 했다.또 자동차 디자인에 활용되는 3D 스캔 기술로 선수들 손에 꼭 맞는 그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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