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때문에 운동 시작한 日 선수들…“모든 훈련 따라해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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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조 대표 우치무라 고헤이(27)는 심각한 오타쿠(매니아)다. 우치무라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에서 ‘포켓몬고’를 하려다가 500만 원이 넘는 휴대전화 요금 폭탄을 맞았다. 체조 선수에게는 금기에 가까운 초콜릿과 패스트푸드 중독자이기도 하다.

운동을 시작한 계기도 남다르다. 그가 체조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건 만화 ‘간바! 플라이하이’ 때문이었다. 이 만화 제작에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였던 모리스에 신지(59)가 참여했다. 그만큼 묘사가 사실적이다.

우치무라는 “어릴 때 이 만화에 나와 있는 모든 훈련을 따라해 봤다”며 “특히 착지할 때의 심리에 대해서는 이 만화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치무라는 리우 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과 단체종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우치무라뿐 아니라 일본 대표 선수 중에는 만화 (영화)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개인 혼영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세토 다이야(22)는 “다섯 살 때 TV 애니메이션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축구와 수영을 동시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탈(脫)아시아 수준에 도달했다는 일본 육상계에도 역시 ‘스피드킹’ 같은 1990년대 육상 만화가 끼친 영향이 적지 않다. 리우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야구는 말할 것도 없다.

한 일본 기자는 “예전에는 스포츠 만화에 절대적인 노력과 근성을 강조하는 신파극이 많았다. 그러다 점차 명랑한 성장 스토리 위주로 바뀌면서 어린이들이 스포츠에 입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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