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한국의 메달밭으로 불렸다. 한국태권도는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시드니올림픽부터 2012런던올림픽까지 총 10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역대 올림픽에서 나온 32개의 태권도 금메달 중 31.25%가 한국의 몫이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태권도대표팀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리우올림픽 태권도 경기는 17일(한국시간)부터 카리오카체육관 3관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첫날 여자 49kg급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와 남자 58kg급 김태훈(22·동아대)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태훈은 오후 11시15분 타윈 한프랍(태국), 김소희는 오후 11시30분 훌리사 디에스 칸세코(페루)와 16강전을 치른다. 2명 모두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태권도는 한국의 목표 달성을 위한 마지막 보루다. 남은 기간 한 종목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금메달 10개-종합 10위’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태권도 경기 첫날부터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김소희와 김태훈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 김소희, 스피드 앞세워 우징위 넘는다!
김소희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 46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 석자를 알렸다. 그러나 올림픽은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과 부담감의 차원이 다른 대회다.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본래의 46kg급이 아닌 올림픽 체급(49kg급)에 맞춰 준비하는 것도 힘겨웠다. “46kg급과 49kg급은 선수들의 키부터 다르다. 근력도 좋아서 한 번 밀리면 끝이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웨이트트레이닝만 했다.” 김소희의 회상이다.
김소희의 라이벌은 태권도 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우징위(29·중국). 2008베이징올림픽과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49kg급의 1인자로, 결승에 진출해야 맞붙을 수 있다. 우징위와의 상대전적은 2전패로 열세. 그러나 유도, 배드민턴 등 다른 종목에서 드러났듯 영원한 1인자는 없다. 김소희는 “강점인 스피드를 앞세워 큰 공격보다는 작은 공격을 1∼2차례 더 하는 전략으로 임하겠다”며 “다음은 없다. 땀의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 김태훈, 그랜드슬램 달성 관건은?
김태훈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2013·2015년 세계선수권, 2014년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이어 4대 국제대회를 모두 석권하겠다는 각오다. 결승에서 만날 것이 유력한 최강자 파르잔 아슈르자데 팔라(이란)도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터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김태훈은 183cm의 큰 키를 활용해 상대 몸통과 머리를 공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전자 헤드기어가 도입되는 이번 올림픽은 김태훈이 발차기 능력을 뽐내기 딱 좋은 무대다. 머리공격이 상대 헤드기어에 스치기만 해도 득점이 인정된다. 김태훈은 “목표는 금메달이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