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4강의 문턱을 넘지 못한 남자축구대표팀은 실패한 오늘 대신 한 단계 성장할 내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태용(46) 감독을 비롯한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24·토트넘),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 등 일부 해외파 선수들은 별도의 항공편을 통해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8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들이켜고 메달 없이 돌아온 선수단의 얼굴에는 아쉬운 마음과 미안한 감정이 뒤섞여있었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어느 누구 하나 빠짐없이 열심히, 훌륭히 게임을 해줬다. 골 운이 따르지 않아 아쉽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사상 첫 조별리그 1위로 8강에 올랐기에 온두라스전 0-1 패배는 더욱 안타까웠다. 특히 해결사로 큰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이 수차례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골을 만들지 못해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떠안았다. 이에 신 감독은 “손흥민은 정말 열심히 해줬다. 합류하자마자 스스럼없이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가 챙겨주기 바빴다. 올림픽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많은 노력을 했다. 너무 많이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제자를 감쌌다. 이어 “손흥민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동시에 우리나라 축구와 A대표팀이 월드컵에 나가는 데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성과는 없었지만, 분명 소득은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보여준 자신감과 가능성이다. 23세 미만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는 올림픽대표팀에는 장차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재목들이 가득하다. 신 감독은 “‘골짜기 세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선수들 스스로도 ‘나도 세계무대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느끼며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류승우(23·레버쿠젠) 역시 “우리는 아직 젊고, 더 성장해야 할 나이다.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며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