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비상, 준비는 끝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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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19일 예선 앞두고 공식훈련
후프, 볼, 곤봉, 리본 차례로 점검, 동메달 다투는 연재와 경쟁자 2명… 기술 차이 없어 작은 실수가 결정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인근 훈련장.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꿈꾸며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한 손연재(22·연세대)의 첫 공식 훈련이 열렸다.

음악 없이 후프, 볼, 곤봉 훈련을 마친 손연재는 마지막 리본 훈련만큼은 음악에 맞춰 동작을 점검했다. 올 시즌 기록한 종목별 최고점에서 리본이 18.7점으로 가장 낮았던 걸 염두에 둔 듯했다. 손연재는 올림픽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탱고 무용가들도 표현하기 어려워 한다는 리베르탱고를 리본 음악으로 택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강렬한 탱고 리듬과 그에 맞춰 춤을 추던 빨간 리본. 잠시 후 손연재 발에 리본이 엉키면서 동작과 음악이 일순간 멈췄다. 고요한 훈련장에는 손연재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적막을 깬 건 손연재의 ‘리듬체조 엄마’로 불리는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러시아)였다. 그는 “집중하라”며 리본을 좀 더 강하게 돌리라는 손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실수는 반복됐고 한숨을 푹 내 쉰 손연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둡던 손연재의 표정은 리표르도바 코치와 몇 마디를 나눈 뒤 밝아졌다. 리표르도바 코치는 손연재가 처음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함께 훈련해왔다.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마치지도 않고 훈련장에 나올 정도로 손연재를 아낀다. 하지만 리표르도바 코치는 훈련 때만큼은 지독하게 손연재를 몰아붙인다.

동메달을 놓고 경쟁할 손연재,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는 아직 독창성을 인정받은 동작이 없다. 이 때문에 제한된 경기 시간 안에 더 많은 동작을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 작은 실수는 곧 감점이고 감점은 곧 메달권에서 멀어짐을 뜻한다.

손연재의 승부수는 음악과 딱 맞는 수구와 몸의 움직임, 10회 넘게 이어지는 화려한 푸에테 피벗, 표정 연기다. 이미 손연재의 표현력은 정평이 나 있다. 국제체조연맹에서 리듬체조 심판들에게 표현력 채점 기준을 설명할 때 손연재의 연기 비디오를 틀 정도다. 운명을 가늠할 리듬체조 예선은 19일 열린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 임보미 기자  
#리우올림픽#손연재#리듬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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