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몸도 성치 않은데 왜 올림픽에 나가느냐고 했다. 차라리 후배들을 위해 포기하라는 말까지 들렸다. 불과 한 달 전 일이었다.
하지만 박인비(28)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가시밭길을 가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자신을 믿었다. 평소 손목이 약해 많은 훈련을 할 수 없었지만 두 달 가까이 오전 5시에 일어나 밤늦도록 골프채를 휘둘렀다. 정상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 그는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 애국가를 불렀다. 가슴 깊은 곳에서 벅찬 감격이 끓어올랐지만 눈물은 없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박인비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인비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여자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우승하며 1900년 파리 올림픽 이후 116년 만의 올림픽 여자골프 챔피언이 됐다. 박인비는 메이저 타이틀을 한 개 이상 차지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수집해 남녀 골프 사상 처음으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도 달성했다. 박인비는 “힘든 여정이었다. 불가능해 보인 일을 해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걸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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