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병 들고… 패스트푸드 줄 서고…
폐막 앞두고 돌연 변화된 행보… “외교관 망명 덮기 위한 쇼” 해석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이 지난 주말 갑자기 보통의 다른 국가 선수단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코카콜라 병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가 하면, 올림픽 선수촌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패스트푸드 가게 앞에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선수촌과 올림픽공원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북한 경기를 찾아다니며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일부 선수들은 한국 기자와의 인터뷰를 피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은 선수촌 안에서도 제일 구석진 아파트를 쓴다. 그래서인지 선수촌 안에서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다”며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19일·현지 시간)부터 갑자기 북한 사람들이 유독 많아진 것 같다. 그것도 단체가 아니라 한두 명이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런 변화를 두고 온갖 추측과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 폐회를 앞두고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의견도 있지만 정치적 해석도 있다.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외신 기자들은 “북한 외교관의 망명이 잇따르면서 북한 정권에서 일부러 선수단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이미지 메이킹에 나선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북한이 현재 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올림픽 대표팀밖에 없어 이들을 ‘북한 체제가 달라졌다’고 선전하는 도구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남한 선수 등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은 선수들이 북한에 돌아가면 어떤 식으로든 처벌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여전히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 체육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셀카 촬영에 대해 북한이 선수들을 처벌할 수 있느냐. 만약 그렇다면 이를 막기 위해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있느냐’는 문의가 있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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