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리우 리포트] 축제는 끝났지만 스포츠 외교전은 ‘~ing’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3일 05시 45분


IOC 선수위원 유승민(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IOC 선수위원 유승민(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차기 올림픽 개최 희망국가들 홍보전
올림픽 기간 수차례 언론브리핑 분주
평창·도쿄조직위는 상대적으로 여유
새 IOC 선수위원 유승민 행보에 관심


4년에 한 번, 보름여 동안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종합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의 볼거리는 전 세계 각국의 전사들이 펼치는 열전이 전부가 아니다. 흔히 ‘총성 없는 전쟁’, ‘장외 전쟁’으로 표현되곤 하는 스포츠 외교전도 빼놓을 수 없다.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도 그랬다. 경기 전·후로 이뤄지는 공식 기자회견 외에 수시로 언론 브리핑과 발표가 이뤄졌다. 결전을 위해 각국 선수단이 리우에 속속 입성하기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하루에도 수차례 미디어센터(MPC)에서 회견이 진행됐다. 각국 (종목별 및 국가별) 선수단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리우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 주최 대상도 다양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바(Samba)·판당고(Pandango)·카림보(Carimbo)·프레보(Frevo)·카티라(Catira) 등 미디어센터에 구비된 5개 브리핑 룸에서 분 단위로 쪼개고, 30분∼1시간 안팎으로 이뤄진 행사의 의미와 목적은 거의 비슷했다. 대외 홍보였다. 지구촌 주요 매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행사 담당자들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조금씩 차이는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2020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입장이었다. 개최권을 스스로 반납하지 않는 한, 또 천재지변으로 도저히 대회를 치를 수 없게 되지 않는 한, ‘개최지’라는 타이틀을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회를 어떻게 개최할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면 됐다.

반면 차기 동·하계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들의 NOC(국가올림픽위원회)의 사정은 그렇지 않았다. 내년 9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열릴 제130차 IOC 총회에서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투표가 이뤄지는데, 미국 LA,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함부르크 등 5개 도시가 후보지다. 당연히 이들 NOC의 움직임은 치열하고 부산했다. 노출을 극대화하면서 장점을 적극 홍보하느라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물론 IOC 임원들과 최대한 접촉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폐회식에서 만난 헝가리의 라즐로 차퓨토 기자는 “우리는 200여명의 선수단이 리우올림픽에 나섰다. 기존보다 규모가 컸다. 파견된 기자 숫자도 늘었다. IOC 행사도 빠짐없이 찾아다녔다. 헝가리와 부다페스트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리우올림픽 직전 직무가 정지된 문대성 위원에 이어 IOC 선수위원으로 새로 뽑힌 유승민 위원도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에 참여한다. 물론 그가 리우올림픽 출전선수단 투표를 통해 IOC에 발을 들이기까지의 과정 또한 넓은 의미로 보면 ‘스포츠 외교전’이었다.

남장현 스포츠1부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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