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여자 육상의 간판 전민재(39)가 2회 연속 패럴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9일 100m에서 4위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낸 전민재는 자신의 상징이 된 ‘발로 쓴 편지’를 이번에도 공개했다.
전민재는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200m T36등급 결선에서 31초06이라는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민재보다 21세가 어린 중국의 시이팅(18)이 28초74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28초60초다.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얻은 전민재는 한동안 집에서만 지내다 1996년 열 아홉 살이 돼서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때만 해도 “스물 살까지만 살고 싶다”고 하던 전민재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03년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육상을 시작한 뒤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 2008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200m 4위, 100m 6위에 그쳤던 전민재는 육상선수로는 ‘환갑’이 넘은 35세의 나이에 2012 런던 패럴림픽 100m, 200m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한데 이어 리우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손을 잘 사용하지 못해 발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글씨도 쓰는 전민재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발로 쓴 편지’를 준비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현장에서 전민재의 레이스를 촬영한 조세현 사진작가는 “1위와는 차이가 크게 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너무 열심히 뛰었다. 지켜보는 내가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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