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빙상장의 컬링 훈련장에서는 남자 컬링 대표팀을 비롯해 고교팀 등 여러 팀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국내에는 이곳과 의성컬링장 등 단 2개의 컬링장이 있다. 양세영 대표팀 코치(37)는 “태릉훈련장에는 서울과 경기, 강원 등 수도권과 중북부 지역의 30여 개 팀이 모여들기 때문에 대관 경쟁이 치열하다. 대표팀도 하루에 2시간밖에 훈련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낮에 훈련할 수 있는 특권은 있다”고 말했다.
열악한 훈련 상황 속에서도 남자 대표팀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여자 대표팀과 달리 남자 대표팀은 12월 독일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남은 2장의 출전권을 노리고 있다. 양 코치는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 8개 팀이 출전해 풀리그를 펼친다. 8월 국제대회에서 뉴질랜드와 일본을 꺾은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 선수 전원은 강원도청 소속이다. 컬링은 평소의 호흡이 중요하다. 대표팀 스키퍼 김수혁(29), 남윤호(29), 박종덕(27), 김태환(23), 이예준(22)은 강원도청에서 3년 이상 호흡을 맞춰 왔다. 김수혁은 “고등학교에서부터 호흡을 맞춰 온 팀원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들이다”라고 말했다.
흔히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에서는 두뇌싸움과 전략이 중요하다. 체력도 필요하다. 컬링 경기 시간은 총 2시간 40분. 5분간의 하프타임을 제외하고 선수들은 경기 중 계속 서 있어야 한다. 특히 스톤(돌)이 가는 길을 브러시로 닦는 스위핑은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남윤호는 “총 10엔드 경기에서 1엔드당 한 팀이 8개의 스톤을 던진다. 팀원들이 스톤을 던질 때마다 30m 정도를 쉴 틈 없이 스위핑한다. 30m 스위핑에는 100m를 전력 질주하는 만큼의 체력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환은 “이번 여름에 체력 훈련을 위해 뛴 거리만 해도 마라톤(42.195km) 10번 뛴 거리와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오른 여자 대표팀에 자극을 많이 받았다는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만약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메달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혁은 “세계 랭킹 1위 팀이 10위 팀에 지는 경우가 많은 종목이 컬링이다. 소치 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의 세계선수권 4강 기적을 넘어서 보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