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선수의 뒤에는 뛰어난 스승이 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상화(25·서울시청), 모태범(25·대한항공), 이승훈(26·대한항공) 뒤에는 케빈 크로켓(40·캐나다·사진) 코치가 있다.
케빈 코치는 지난해 8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캐나다 국가대표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번이나 세계기록을 경신했던 선수였고, 중국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며 왕베이싱(29)을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은 검증된 지도자였다. 한국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케빈 코치가 부임한 뒤 이상화는 세계기록을 연거푸 갈아 치우고 있고,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모태범과 이승훈도 페이스를 되찾았다.
케빈 코치는 “3명의 선수는 이미 뛰어난 스케이터들이었다. 내가 특별히 한 것은 없다. 선수들이 건강하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한 게 전부”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선수들은 스승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상화는 “케빈 코치가 내게 다른 선수들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주입시켜줬다.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며 “기록도 자신감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기술적 부분에도 물론 플러스가 됐지만, 심리적으로 편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모태범도 “처음에는 훈련프로그램이 많이 달라서 힘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적응됐다”며 “훈련도 훈련이지만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스타일이다.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