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우리가 접수한다… 대관식을 준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6일 03시 00분


키워드로 본 빙상대표 미디어데이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진짜 진짜 마지막일 거 같아요.”

다음 달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15분 내외의 기자회견 동안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7, 8차례나 사용했다. 마지막이라는 말 앞에 ‘진짜’라는 말을 두 번이나 쓰기도 했다. 선수 생활에 대한 고단함과 함께 선수로서의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는 치열한 마음가짐이 여실히 드러났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빙상 국가대표 선수단의 미디어데이가 열린 15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 한국의 메달밭을 책임질 빙상 선수들은 제각각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와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들의 기자회견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 김연아의 ‘마지막’

밴쿠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 점수(228.56점)로 우승한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에 대한 심경을 ‘마무리’라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는 “많은 분이 올림픽 2연패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데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 어떤 결과를 얻든지 만족스럽게 받아들이고 후회 없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동시에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연습에서는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마칠 때가 많다.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큼 준비가 되어 있다. 최근 두 차례의 대회 출전(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종합선수권) 때보다는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인 만큼 마음 편히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삼총사의 ‘밴쿠버’

4년 전 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25·서울시청), 모태범(25), 이승훈(26·이상 대한항공) 등 ‘빙속 3총사’의 화두는 ‘어게인(AGAIN), 밴쿠버’였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의 최강자인 이상화는 “작년 3월 세계선수권이 열린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를 찾았다가 밴쿠버의 리치먼드 오벌과 분위기가 아주 비슷하다고 느꼈다. 좋은 느낌을 받은 만큼 더이상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도 “밴쿠버처럼 소치의 빙질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빨리 미끄러지는 능력이 부족한 내게는 빙질이 좋지 않은 곳에서 경기를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500m와 1000m 동시 석권에 도전하는 모태범은 “우리 셋 모두 밴쿠버 때와 비슷한 걸 느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재밌고 즐겁게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여자 쇼트트랙의 ‘타도 중국’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가 끝난 뒤 한국 여자 선수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중국 선수를 밀쳤다는 실격 판정이 내려지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이 대회에서 ‘노 골드’에 그쳤다. 반면 중국은 3관왕에 오른 왕멍을 앞세워 쇼트트랙 여자 종목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가져갔다.

당시 한국 팀의 멤버였던 박승희(22·화성시청)는 “중국을 이기고 싶은 건 당연하다. 개인전도 그렇지만 계주에서는 꼭 중국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2013∼2014시즌 월드컵에서 10개의 금메달을 휩쓴 심석희(17·세화여고)도 “중국은 어떤 상황을 만들지 모르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오후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2014년 국가대표선수 훈련개시식 및 체육인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에리사 국회의원,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임직원, 김재열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김진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 및 선수들이 함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김연아#국가대표 선수단#이상화#모태범#이승훈#심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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