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점프 많은 피겨, 날 두께 4∼5mm 스피드스케이팅은 가속 위해 ‘클랩 장치’ 쇼트트랙, 원심력 고려 날 왼쪽에 중심
방향전환 잦은 아이스하키, 짧은 날 사용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빙상 종목에서 스케이트는 필수 장비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가장 빛나는 순간도 바로 스케이트를 신었을 때다. 스케이트화를 착용하는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아이스하키는 종목의 특성과 스타일이 다른 만큼 종목별로 스케이트화의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
● 점프가 필요한 피겨
피겨는 예술성을 평가하는 종목이다. 많은 예술점수를 얻기 위해선 난이도 높은 점프와 스핀 동작이 있어야 한다. 다른 종목과 가장 큰 차이점 역시 점프와 스핀 동작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점프 동작은 예술점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와 같은 점프 동작을 구사하는 것은 톱니 모양의 스케이트 앞날이 있기에 가능하다. 점프할 때 앞날로 빙판을 찍는 것이다. 또 스핀 동작에 용이하도록 날이 위쪽으로 휘어있다. 날의 길이는 다른 스케이트에 비해 짧지만, 두께는 4∼5mm로 가장 두껍다. 점프 동작이 많다보니 착지 시 선수의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비해 발목이 높은 편이다.
● 주행 스타일이 다른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화의 특징은 뒤쪽 날이 부츠와 분리되는 클랩 장치가 있다는 점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직선 코스에서 가속도를 붙이는 것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클랩 장치는 얼음을 지치면서 발뒤꿈치를 들어도 스케이트 날이 빙판에 붙어 마찰력을 높일 수 있도록 얼음을 지칠 때 뒷굽이 스케이트 날과 분리되는 형태로 고안된 것이다. 클랩 스케이트가 경기에 도입된 것은 1997년부터다. 클랩 스케이트가 사용된 이후 세계기록에 변화가 많았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직선 주행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스케이트 날은 일자로 뻗어있다. 또 발목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피겨, 아이스하키와 달리 발목이 짧다.
반면 쇼트트랙에선 직선 주행보다 코너링이 핵심이다. 코너를 돌 때 원심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케이트 날의 중심이 스케이트화의 왼쪽에 치우쳐 제작됐다. 또 스케이트 날 역시 코너를 도는 방향(왼쪽)으로 휘어져 있다. 쇼트트랙은 선수간 충돌이 잦아 안전을 위해 뒷날 끝부분을 5mm 이상 둥글게 깎아야 한다.
● 방향전환이 중요한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의 핵심은 방향 전환이다. 방향 전환을 돕기 위해 날의 길이는 빙상 종목 중 가장 짧다. 또 상대 선수와 충돌이 많은데다, 순간적 움직임과 속도조절이 필요해 발목 높이도 정강이 부분까지 올라와 있을 정도로 높다. 아이스하키는 체력소모도 4개 종목 중 가장 심하다. 여기에 안전장비도 많다. 장비의 무게는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에 스케이트화도 특수 소재로 제작돼 피겨,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에 비해 훨씬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