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 ‘위대한 도전’] 모굴스키 최재우 “양학선 형에게 공중회전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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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7일 07시 00분


최재우가 모굴스키 경기 도중 점프 동작을 구사하고 있다. 최재우는 한국스키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제공|CJ
최재우가 모굴스키 경기 도중 점프 동작을 구사하고 있다. 최재우는 한국스키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제공|CJ
■ 한국 설상종목 사상 첫 메달 도전

모굴영웅 토비 도슨 코치 만
난 후 기량 만개
지난해 세계선수권 한국인 선수 최초 5위
“양학선 형이 몸 잘 비튼다고 칭찬해줬어요”

한국은 쇼트트랙을 시작으로 메달 영역을 점점 넓혀왔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총 45개의 메달을 획득했는데, 모두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아직 설상 종목에선 메달이 없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선 설상 종목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모굴스키의 최재우(20·한체대)다.

●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보다!

프리스타일스키 종목 중 하나인 모굴스키는 3∼4m 간격으로 늘어선 모굴(눈 더미)로 이뤄진 경사면을 내려오는 것으로, 두 번의 점프에서 공중회전 기술과 동시에 활주 기록을 겨룬다. 활주와 점프가 결합돼 스키에서 가장 스릴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4세 때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아버지의 권유로 스키에 입문한 최재우는 모굴스키의 스릴에 매료됐다. 그러나 국내선 한계가 있었다. 모굴스키 슬로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캐나다 유학길에 오른 그는 빠르게 성장했다. 캐나다대표팀 관계자들로부터 귀화를 권유 받기도 했다. 귀국한 최재우는 2009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15세. 대표팀 경력이 쌓이는 만큼 경쟁력도 높아졌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동계아시안게임 3·4위전에 진출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2012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5위에 올랐다. 한국스키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 영혼의 파트너 토비 도슨

최재우의 기량이 만개한 것은 2011년, 토비 도슨(한국명 김봉석) 코치를 만나면서부터다. 도슨 코치는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모굴스키 동메달리스트다. 최재우는 “도슨 코치님의 합류가 큰 힘이 됐다. 모굴스키는 기록경기가 아니라 점수를 받는 경기여서 대표팀 선수단의 네임밸류가 중요하다. 2012년 일본월드컵 때 경기를 잘 했는데, 점수를 낮게 받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다른 나라 코치들도 이상하게 여겼을 정도다. 그때 코치님이 가서 따졌다. 주니어선수권 3위도 코치님의 영향이 컸다. 존재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믿고 따른다”고 말했다. 도슨 코치 역시 최재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최)재우는 스펀지 같다. 가끔은 예전에 배운 것을 잊어버리기도 하는 것이 정상인데, 재우는 해보라고 하면 곧바로 해보려고 노력한다. 절대 대충하지 않는다. 자신의 100%를 다한다. 난이도가 높은 기술도 머리로 곧바로 이해한다. 본인이 적극적이기 때문에 성장이 더 빠르다”고 극찬했다.

최재우. 사진제공|CJ
최재우. 사진제공|CJ

● ‘도마의 신’ 찾아간 이유

최재우는 점프 훈련을 위해 ‘도마의 신’ 양학선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어디서 어떻게 몸을 감아야 빨리 회전이 되는지 물어봤다. (양)학선이 형이 점프에 관해선 세계 최고 아닌가. 트램펄린에서 연습을 했다. 몸을 잘 튼다고 학선이 형이 칭찬도 해줬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점프 기술이 크게 향상됐다. 관건은 실수를 줄이는 것. 그는 “세계랭킹 1·2위 선수가 하는 기술은 나도 다 한다. 하지만 나는 한 번 실수를 하면 흔들린다. 상위 랭커들은 실수를 해도 다음 턴에서 바로잡더라”고 덧붙였다.

소치올림픽에서 최재우는 메달에 대한 부담보다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축제를 마음껏 즐길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관심을 받는데, 메달을 따면 얼마나 관심이 커질지 궁금하다. 메달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결과는 생각하지 않겠다. 경기를 즐기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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