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테러 집단의 러시아 입국 루머, 참가국 선수단을 향한 협박 등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큰 사건사고 없이 일정을 소화 중이다. 하지만 고민이 끝난 게 아니다. 고민은 바로 저조한 관중이다.
동계올림픽의 경우 하계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기가 덜할 수밖에 없지만 소치올림픽은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다는 지적이다. 젊은 선수들의 열정으로 가득 찬 빙판과 설원에 비해 텅 빈 관중석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오래 전부터 소치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회 티켓 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했고, 개막 후에도 “티켓 판매량이 80∼90%에 달했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현장과 TV 중계를 통해 확인된 상황은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 조직위의 공식 발표대로라면 10%선에 그쳐야 했을 빈 자리가 절반 이상일 때도 많고, 심지어 1/3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물론 이마저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러시아 국민들이 좋아하는 피겨스케이팅과 바이애슬론 정도가 비교적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여자 아이스하키나 스피드스케이팅 등 다른 종목이 열린 경기장은 관중석 점유율이 상당히 저조했다. 특히 미국과 스위스가 격돌했던 여자 아이스하키경기장에는 7000석 가운데 불과 3812석만 채워졌다. 바이애슬론마저 러시아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거나 저조한 성적을 내면 마치 썰물처럼 한꺼번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현지 팬들 때문에 조직위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조직위는 국제 망신을 피하기 위해 자원 봉사자들에게 티켓을 나눠주며 경기장의 빈 자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부족한 열기를 만회하려는 촌극까지 빚고 있다. 알렉산드라 코스테리나 조직위 대변인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부족한 열기’와 관련해 제기되는 이유들은 다양하다. 과거보다 강화됐으면서도 느린 보안 검색도 그 중 하나다. 보안 검색 창구가 너무 적다. 그래서 관중이 검색 순서를 기다리며 입장 대기를 하는 동안 일찍 시작된 경기는 끝나버리는 경우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입장권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