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종목 최단 500m지만 초반 가속 중요 뮬더 초반 100m 기록 1·2차 모두 9초58 日 나가시마 9초53…볼트보다 더 빨라 볼트는 200m서 후반 100m 9초27 기록도
인간은 과연 100m를 얼마나 빨리 이동할 수 있을까. 트랙 위냐, 물 위냐, 얼음 위냐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진다.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세계기록 보유자는 세자르 시엘루 필류(27·브라질)다. 필류는 2009년 로마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49초91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수중 최강자로 등극했다. 트랙 위에선 ‘번개’ 우사인 볼트(28·자메이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58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는 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 트랙 위 스프린터 볼트, 빙판 위 스프린터 뮬더는 무승부?
빙판 위에선 100m의 레이스로 승부를 겨루는 종목이 없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최단거리는 500m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초반 100m 기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빙상 전문가들은 “단거리인 500m에선 초반에 가속도를 붙여야 결국 최종 기록이 잘 나온다. 500m에서 초반 100m 기록과 최종 기록의 상관관계가 크다”고 설명한다.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의 금메달리스트는 미셸 뮬더(26·네덜란드)였다. 뮬더는 1차 레이스에서 34초63, 2차 레이스에서 34초67을 기록하며 합계 69초312로 우승했다.
뮬더의 초반 100m 기록은 1·2차 레이스에서 모두 9초58로 동일했다.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볼트의 100m 기록과 같다. 만약 두 선수가 각각 빙판과 트랙에서 100m 대결을 펼친다면, 동일한 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셈이다. 반면 모태범(25·대한항공)은 1차 레이스에서 9초68, 2차 레이스에서 9초63만에 100m 지점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모태범이 9초5대에 진입해야 금빛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초반 레이스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해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 볼트도 못 따라올 스피드스케이팅 초반 100m 레이스
10일 경기에서 초반 100m만 놓고 보자면, 최강자는 종합 6위에 오른 나가시마 게이치로(32·일본)였다. 나가시마는 34초79를 기록한 1차 레이스에서 초반 100m를 9초53만에 끊었다. 종합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얀 스메이커스(27·네덜란드) 역시 34초72를 기록한 2차 레이스에서 초반 100m를 9초53만에 주파했다. 두 선수는 비록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트랙 위 볼트와의 대결에선 승리했을 것이다.
한편 트랙 위에서 인간이 100m를 가장 빨리 달린 기록은 2009베를린세계선수권 남자200m 결승에서 볼트가 후반 100m에서 기록한 9초27이다. 당시 19초19의 세계기록을 세운 볼트는 전반 100m를 9초92에 주파한 뒤 후반 100m에서 ‘인간 치타’가 됐다. 이강석(29·의정부시청)은 2007년 11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오벌에서 열린 2007∼2008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한국기록(34초20)을 세우며 은메달을 딸 당시, 초반 100m를 9초50에 끊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