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사진)는 12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13일 새벽 결전지인 소치에 도착한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국가대표 후배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7·과천고)도 김연아와 동행한다. 김연아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경기를 4일 앞두고 현지에 입성했다. 이번에는 일주일 전부터 일찌감치 소치에 짐을 풀고 시차와 현지적응 훈련에 나선다.
은퇴무대를 앞둔 김연아의 목표는 단 하나. ‘클린 프로그램’뿐이다. 말 그대로 실수 없이 깨끗한 연기를 역사에 남기고 빙판을 떠나는 것이다. 김연아가 이 목표를 이룬다면, 다른 성과들은 저절로 따라온다.
김연아는 첫 올림픽이었던 밴쿠버대회에서 흠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연기와 함께 쇼트프로그램 78.50점, 프리스케이팅 150.06점, 합계 228.56점이라는 역사적 점수를 남겼다. 당연히 한국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도 일궜다. 게다가 이후 4년 동안 김연아의 아성에 접근할 만한 경쟁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2년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김연아가 2013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이유다.
물론 올림픽에선 이변이 속출한다. 이번에는 호적수들도 나타났다.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단체전에서 여자 싱글 역대 3위에 해당하는 합계 214.41점을 받아내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고, 일본의 아사다 마오(24) 역시 성공률이 낮은 트리플 악셀에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김연아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러나 김연아가 실수 없는 연기에 성공한다면, 이들 모두는 적수가 되지 못한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만이 변수다. 이미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에게는 소치올림픽이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축제’가 될 수 있다.
김연아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의 취재진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인 네덜란드 취재진까지 김연아를 화제에 올리고 있다. 그만큼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전망도 여전히 밝다. 김연아는 올 시즌 개막 전 발등 부상으로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합계 204.49점, 국내대회였던 지난달 종합선수권에서 합계 227.86점을 각각 받았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0일 자정, 프리스케이팅은 21일 자정 각각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