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현기자의 소치 에세이] 푸른눈의 한국 자원봉사자 해셋 “한국은 작지만, 저력은 큰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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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2일 07시 00분


패트릭 해셋. 소치(러시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패트릭 해셋. 소치(러시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선수단 옆에는 푸른 눈의 자원봉사자가 있습니다. 한국대표팀을 위해 벌써 5번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패트릭 해셋(56·미국·사진)이 그 주인공입니다.

해셋은 1984년 군부대의 치안 지원 업무를 위해 LA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 이후 30년간 무려 12번의 동·하계올림픽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선수들을 위해 일한 것도 올해로 10년간 5번째입니다. 그는 2004아테네올림픽 때 한국선수단을 위해 봉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 이후 계속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해셋은 한국을 ‘홈(Home)’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자신이 태어나 자랐던 미국 애리조나와 분위기가 흡사할 뿐 아니라 1995년부터 3년간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활동한 적이 있어 집처럼 편안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넘치는 한국인의 정도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는 “대한체육회 사람들과는 이제 진정한 가족”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봐서 막내 동생과 같은 느낌이 드는 이들도 있다”고 웃습니다.

해셋이 ‘코리아’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단순히 정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국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 반했습니다. “한국선수들은 그 어떤 나라 선수들보다 열심히 훈련한다.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은 정말 대단하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합니다. 그에게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선수는 아테네올림픽 당시 오심으로 억울하게 금메달을 놓쳤던 양태영(남자체조)이었습니다. 그는 곱씹어 생각해도 억울한지 마치 자기 일처럼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였습니다.

해셋은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가진 저력은 절대 작지 않다고 했습니다. 국제대회에서 톱10 안에 드는 한국은 서유럽에 위협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소치에서도 한국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2010밴쿠버올림픽 때 한국선수들에게 너무나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위험했다. (이번에)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미래도 약속했습니다. 2018년에는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그는 “평창도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또 짓습니다. 해셋은 미국인이지만 그의 가슴 한편에는 태극기가 선명히 박혀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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