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컬링이 도입된 것은 정확히 20년 전인 1994년이다.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20년 만에 올림픽 첫 출전과 첫 승리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 대표 선수 가운데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먼저 스톤을 던진 선수는 리드 이슬비(26)였다.
11일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여자 컬링 예선 1차전. 선공에 나선 한국의 리드 이슬비는 한국 컬링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첫 스톤을 던졌다. 이 스톤은 표적지인 동그란 하우스의 한가운데에 안착했다. 이슬비는 경기 후 “첫 스톤이 하우스의 가운데인 티(Tee)에 딱 멈추는 순간 뭔가 잘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멤버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다”고 했다.
주장 김지선(27)을 비롯해 이슬비,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올림픽 데뷔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올림픽 참가 10개국 중 10위인 한국은 이날 시종 일본(9위)을 강하게 몰아붙인 끝에 12-7로 압승했다.
4-5로 뒤진 6엔드에서 김지선의 정확한 투구로 단번에 3점을 얻으며 승부를 7-5로 뒤집은 게 결정적이었다. 이후 한국은 줄곧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고 10-7로 앞선 10엔드에 일본의 마지막 투구가 빗나가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정영섭 대표팀 감독은 “어제까지만 해도 선수들 얼굴에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니 얼굴에서 빛이 나더라.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자신들의 기량을 맘껏 펼쳤다”고 말했다. 최민석 코치 역시 “우리 팀이 항상 첫 경기에 약했다.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첫 경기를 이렇게 잘 치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첫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가면서 한국은 1차 목표로 잡은 4강 진출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맏언니 신미성은 “컬링은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지나간 경기는 추억으로 묻어두고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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