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는 기록으로 승부가 나는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저 자신의 만족감이 중요하죠. 제겐 마지막 올림픽인데."
'피겨여왕' 김연아(24)의 출사표는 차분했다. 김연아는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대회인 만큼, 긴장하지 않는다면 잘할 자신은 있다"라면서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소치올림픽에는 남녀싱글과 아이스댄싱, 페어 경기 외에도 새로이 단체전이 신설됐다. 피겨 단체전에서 당초 김연아의 적수로 평가되어온 아사다 마오(24)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부각되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 피겨 단체전쇼트프로그램에서 72.90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41.51점을 받아 합계 214.41점이라는 고득점을 기록했다. 김연아의 228.56(2010밴쿠버올림픽), 218.31(2013 세계선수권)에 이은 역대 3번째 고득점이다.
김연아는 "러시아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마침 소치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됐다"라면서 "그들에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라는 덕담을 던졌다.
하지만 김연아는 "하지만 그 선수들에겐 첫 올림픽이지만, 나는 마지막 대회기 때문에 느낌이 좀 다르다"라면서 "준비한 만큼, 내 스스로 만족할만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다부지게 덧붙였다.
리프니츠카야를 비롯한 러시아 선수들의 경우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는데다, 최근 점수가 급상승하며 '텃세' 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연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피겨는 기록으로 승부가 나는 스포츠가 아니다. 선수가 매번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받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다른 선수가 잘하고 못하고를 신경쓴다고 내게 도움이 될리도 없고, 내가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 성적은 내가 보여주는 연기에 따라올 뿐"이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로써 두 번째 올림픽이자 마지막 대회를 맞이한 김연아는 "소치 현장에 가봐야 알겠지만, 올림픽이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될 것"이라면서도 "마지막 시합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고, 항상 그랬듯이 그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선수생활을 홀가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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