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애국가 듣는 순간…해냈다는 안도감에 눈물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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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4일 07시 00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13일(한국시간) 소치 올림픽파크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13일(한국시간) 소치 올림픽파크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올림픽 스타들이 말하는 이상화의 눈물

여자 500m 시상식 애국가 울리자 눈물 펑펑
장미란 “이상화 2연패 부담감 얼마나 컸겠나”
심권호 “순간의 엔도르핀…암까지 극복할 힘”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핸드볼 금메달리스트 임오경(43·서울시청) 감독은 “올림픽 생각만 하면 지금도 마음이 울컥거린다”고 말한다. 올림픽은 눈물의 다른 이름이다. 준비과정에서는 고통을 견디며 남몰래 베갯잇을 적시고, 결과가 나온 뒤에는 기뻐서 또 슬퍼서 운다.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시상식. 이상화(25·서울시청) 역시 애국가가 울리고 태극기가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애국가를 들으니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이 장면을 보며 한국의 올림픽 영웅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 장미란 “부담감 얼마나 많았겠나”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5개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역도여제’ 장미란(31·장미란재단이사장)은 이상화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2연패를 앞두고 있었으니 얼마나 부담이 많았겠어요.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였잖아요. 해냈다는 안도감, 기쁨들…. 이런 것들이 밀려왔을 것 같아요.” 장미란 이사장 역시 올림픽을 앞두고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중압감을 뚫고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당시 느꼈던 애국가의 울림은 지금도 또렷하다. 그녀는 “타국에서 애국가를 듣는 것 자체가 감격스러운 일이다.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 국가대표로서 뿌듯하고 가슴이 벅찼다”고 회상했다.

● 심권호 “금메달 시상식은 암도 치유할 힘이 있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의 위업을 이룬 선수는 1996애틀랜타대회와 2000시드니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심권호(42)다. 그는 “사실 내가 금메달을 딸 때는 울지 않았는데, 이상화의 시상식을 보니 몸에 전율이 느껴지면서 가슴이 찡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올림픽에서 눈물의 의미는 이렇다. “승부를 즐기라고 하지만, 운동선수가 그게 쉽나요. 준비과정부터 가슴 속에 무엇인가가 계속 쌓여가는 것이죠. 그러다 막상 시상대에 오르면….” 그 순간의 희열을 설명하려던 심권호는 “지금도 찌릿하다”며 말을 멈췄다. 이어 “애국가가 시작하면 엔도르핀이 넘쳐흐른다. 암까지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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