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2014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특이한 경력의 참가선수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 봅슬레이 대표 알렉세이 보에보다는 가장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팔씨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출신이다. 4년 동안이나 팔씨름 세계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그는 이미 두 차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경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치가 고향인 보에보다는 18일 끝난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정상에 오르며 챔피언이 됐다. 알렉산더 주브코브와 러시아 A팀으로 출전해 1∼4차 시기 합계 3분45초29를 기록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멕시코의 알파인 스키선수인 후베르투스 폰 호헨로헤는 올해 나이 55세로 소치올림픽 최고령 참가선수다. 그러나 나이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그의 출신과 경력이다. 그는 독일의 왕족 출신으로 멕시코에서 생활해 왔으며 더욱 특이한 것은 그가 8장의 앨범을 발매한 가수라는 사실이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 착용한 유니폼은 멕시코 전통악사의 옷을 토대로 그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베레스트의 셰르파 출신도 있다. 네팔의 다크히리 셰르파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에 이어 소치에서도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출전한다.
컬링 선수들 중에는 따로 직업을 갖고 있는 선수가 유독 많다.
캐나다의 여자 컬링 선수 제니퍼 존스와 남자 컬링 브래드 제이콥스는 변호사와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다. 캐나다 금융그룹 내셔널파이낸셜의 변호사인 제니퍼는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컬링을 해왔고, 브래드는 캐나다왕립은행의 어카운트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의 컬링 선수 제프 아이작슨은 미네소타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과학교사로 재직 중이며, 존 란트스타이너는 토목기사가 본업이다.
한국의 컬링 대표인 이슬비의 이색 경력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교시절 고등학교 컬링부가 해체되면서 유치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사카가미 토모코는 생계를 위해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고, 미국의 봅슬레이 선수 스티브 홀컴은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태국의 알파인스키 대표 선수인 바네사 메이는 바이올리니스트로 더 유명하다. 세계랭킹 2253위에 불과해 메달 획득의 가능성은 낮지만 그가 올림픽 선수로 출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바네사 메이는 바이올린을 배우기 전인 네 살 때 스키를 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태국인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태국 알파인스키 대표로 출전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려 했으나 태국올림픽위원회가 영국 국적 포기를 요구해 뜻을 이루지 못했고, 소치올림픽에서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됐다. 그의 목표는 메달 획득이 아닌 완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