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4년전 아픔 안긴 中에 달콤한 복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03시 00분


“내리막 있다면 오르막도 있다”
조해리, 밴쿠버 실격악몽 벗고 재기… 박승희 무릎에 테이핑 부상투혼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은 세계기록을 세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했다. 하지만 실격 당했다. 김민정이 뒤따르던 쑨린린(중국)을 밀었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내려졌다. 조해리(28·고양시청)의 올림픽 첫 메달은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의 색깔을 금빛으로 장식한 조해리는 그동안 올림픽과는 인연이 멀었다. 조해리는 중학생이던 2002년 1월 처음 나간 국제대회인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1000m 1위, 1500m 2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대표로 거론됐지만 나이 제한에 걸려 올림픽 출전의 꿈을 미뤄야 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는 부상 후유증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뽑히지 못했다. 2011년과 2012년 세계선수권에서 1000m를 2연패했지만 올림픽에서는 부진했다.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도 있는 게 삶이라 믿는다”는 계주 대표팀 맏언니 조해리의 인생이 이번 금메달로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조해리는 “그동안 올림픽 메달이 많이 그리웠다. 색깔에 관계없이 뭐라도 받고 싶었는데 오늘 금메달을 땄다”며 좋아했다.

박승희(22·화성시청)는 500m 레이스 도중 당한 부상을 떨치고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일 500m 경기에서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던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게 밀려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1500m 출전을 포기했던 박승희는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3000m 계주에 나서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이번 대회 500m와 밴쿠버 대회 1000m, 1500m 등 그동안 동메달만 3개를 땄던 박승희의 첫 금메달이다.

김아랑(19·전주제일고)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대표팀은 급성위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아랑 대신 공상정을 출전시키려고 했지만 김아랑은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결선 레이스에 나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쇼트트랙#조해리#박승희#김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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