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표 크리스티 “한국 누리꾼 악플에 큰 상처…올림픽 포기할 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14시 31분


500m 경기 도중 크리스티와 뒤얽혀 넘어지는 박승희.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
500m 경기 도중 크리스티와 뒤얽혀 넘어지는 박승희.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


영국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엘리스 크리스티(24)가 자신의 SNS에 올라온 악성 댓글들로 인해 받은 상처를 고백했다.

크리스티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을 통과한 뒤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500m 경기 후 수많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남은 올림픽 경기들을 포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쏟아지는 비난에 정말 힘들었다. 훈련만으로도 벅찬데 악성 댓글이 쏟아지니 굉장히 예민해졌다. 두 번 다시는 경기에 나서고 싶지 않았다"라며 "이번 올림픽 남은 경기는 포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응원 덕분에 기운을 다시 되찾았다"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는 영국의 사상 첫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에 도전하는 선수. 크리스티는 앞서 500m와 1500m에서 모두 실격을 당했다.

특히 500m 경기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무리하게 안쪽으로 파고들다 아리아나 폰타나(24·이탈리아)와 충돌, 한국의 박승희(22·화성시청)까지 잡고 넘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선두로 달리던 박승희는 일어나 열심히 달렸지만, 또다시 넘어지는 불운 속에 4위로 골인했다. 박승희는 크리스티가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무릎 부상을 입어 1500m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크리스티는 당시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내가 왜 실격됐는지 모르겠다"라며 짜증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크리스티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찾아 폭풍 같은 악성 댓글을 남겼다.

충격을 받은 크리스티는 자신의 SNS 계정을 모두 폐쇄했다. 이는 영국 대표팀 관계자들과 상의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희와 크리스티는 1000m 준준결승에서 다시 같은 조에 편성됐다. 여자 쇼트트랙 1000m 준준결승 경기는 오는 22일 열린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크리스티와 뒤엉켜 넘어지는 박승희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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