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예술단 파견 5개항 합의
삼지연 악단 서울-강릉서 공연… 판문점 육로 이동후 KTX 탈듯
17일 ‘평창 출전’ 차관급 회담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의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예술단이 찾아온다. 북한이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체육행사에 처음 예술단을 파견하면서 100명 이상의 인력을 보내겠다는 것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를 모색하면서도 동시에 평창을 체제 선전의 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은 15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의 평창 겨울올림픽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5개항의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남북은 “북측 예술단의 공연 장소, 무대 조건,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쌍방이 협의하여 원만히 풀어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북측은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사전 점검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북측 예술단 공연은 올림픽 개폐막식과는 별도로 서울과 강릉에서 한 차례씩 열릴 예정이다. 첫 공연은 ‘개막식 전야제’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이날 실무접촉 후 기자들과 만나 “올림픽 축하 의미로 개막일에 임박해 공연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남북공동 공연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남북은 북측 예술단이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오는 것으로 의견을 좁혔다. 이우성 실장은 “(판문점 통해 육로 이동 후) 서울∼강릉 간 이동할 때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KTX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측 차석대표로 나온 현송월이 단장인 모란봉악단이 아닌 삼지연 관현악단이 내려오지만, 현송월이 ‘관현악단장’ 자격으로 이날 접촉에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삼지연을 이끌고 방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실무접촉에 우리 측은 이우성 실장이, 북측에서는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는 고위급 회담의 후속으로 평창 올림픽 참가를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이 열린다. 우리 측에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수석대표로 나서는 3 대 3 회담이다. 북측의 평창 참가를 논의하는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사흘 전에 만나는 만큼 선수단 구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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