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판문점 내 북측 회담 장소인 통일각. 남북 대표단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견될 북측 예술단 관련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마주 앉은 가운데 예고되지 않은 한 인물이 회담장에 들어섰다. 북측이 공연 전문가라고만 언급한 이 관계자는 수시로 우리 측에 의견을 개진했다.
북한은 남북 대표단을 4 대 4로 하기로 한 당초 약속을 뒤집고 애초부터 회담장 대형 탁자 양편에 의자를 5개씩 놓아 총 10자리를 마련했다. 북측은 ‘준비된 5명’이 앉은 반면, 우리 측은 애초 대표단인 4명만 나서고 한 자리는 비워뒀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처음부터 우리에게 알리지 않고 5명이 나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초 관현악단 지휘자 윤범주를 이번 실무접촉 대표로 통보했지만 전날 돌연 안정호 예술단 무대감독으로 바꿔 한국에 통보했다. 안정호는 전자악단의 대가이자 모란봉악단의 부실장. 이에 일각에선 ‘북한이 전자악단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 ‘남쪽에 모란봉악단만 보내려는 것’ 등의 해석이 나왔다. 한편으론 북한이 의도적으로 판을 바꿔 역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도 있었다.
공연 전문가로 기습 참석한 이 관계자가 이번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을 이끄는 ‘실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범주의 경우 북한군 대남심리전 부대인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에서 10년 동안 장교로 근무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적공국은 대남방송 등 심리전에 특화된 부대다. 이에 이 관계자가 결국 불참한 윤범주를 대신해 북측 대표단의 ‘지휘’를 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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